규제 완화로 소규모정비사업지 시공사 선정 ‘가속페달’
중견건설사 주 먹거리로…DL건설·코오롱글로벌 두각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미니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정비사업이 일감 가뭄에 직면한 중견건설사의 숨통을 틔워 주고 있다.
일반 재건축, 재개발사업과 비교해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최근 소규모정비사업에 대한 규제가 잇달아 완화되면서 사업지들이 최근 시공사 선정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은 낡은 단독·다세대주택이 밀집한 면적 1만㎡ 미만 지역에서 수십~수백 가구 단위로 새로 집을 짓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자율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사업 등이 포함된다.
최근 소규모정비사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는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이 크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소규모주택정비법 시행령'을 통해 15층 이하로 규정했던 층수제한을 삭제하고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택을 5년이상 소유하고 3년이상 거주해야 주어지는 조합원 지위도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한 최근 HUG와 금융권이 사업시행자 대출이자 지원에 나서면서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HUG로부터 대출보증을 받은 조합 등 가로주택정비사업 시행자는 이달 17일부터 시중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민간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정부의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금융지원에 힘입어 중견건설사들은 적극적으로 시공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부동산경기 침체로 대형건설사들이 사업성이 높은 대형 정비사업지에 집중하면서 중견건설사들은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전에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20년 2월 서울 강북구 번동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이 일대 8개 정비사업 시공권을 잇따라 수주하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중 나머지 구역에서도 시공권을 확보해 ‘하늘채 브랜드타운’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건설도 모회사 DL이앤씨의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을 앞세워 소규모정비시장에서 꾸준한 실적을 올리며 수주 ‘소규모 정비사업 강자’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DL건설은 올해 들어 △서울 중랑구 면목역6구역 △서울 성북구 석관1-1구역 △부천시 원종동 151-2번지 △부천시 원종동 199-2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DL건설 관계자는 “자사의 주택 설계 노하우와 ‘e편한세상’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전국 주요 가로주택정비사업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관점에서, 살기 좋은 주택을 짓기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도 최근 부천 역곡동 46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경쟁사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HJ중공업은 올해 들어 포항 대잠동 행복아파트2단지 소규모 재건축과 부산 연산동 1291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연달아 수주해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선별수주에 나서면서 소규모정비사업은 중견건설사의 주요 먹거리로 자리잡는 모양새”라면서 “사업 규모는 작더라도 모이면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사업성이 우수한 곳의 경우 공격적으로 수주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