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11일 SNS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글 올려
여권 수뇌부, 기존 입장 반복하며 “정치인 홍준표의 개인의사 표명”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2일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 원전 방류수의 삼중수소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48배에 달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은 논의되지 않았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2일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 원전 방류수의 삼중수소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48배에 달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은 논의되지 않았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여당은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12일 홍준표 대구시장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 표명에 대해 여권 수뇌부는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서해안에 위치한 중국 원전 배출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48배라고 비판했을 뿐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도 홍 시장의 발언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데일리한국의 질문에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검증TF(이하 검증TF)의 일원인 한무경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 적이 없다”며 “다만 IAEA 등 국제기구의 검증 결과를 무시할 순 없다”는 말로 답했다. 이는 성일종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표명한 입장으로 새롭지 않다.  

검증TF를 이끄는 성일종 의원실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성일종 의원실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IAEA의 검증과 오염수 방류에 대한 입장이 7월말 표명된다는데 입장이 표명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오히려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인이 한 발언이 당론에 부합되는지 여부를 따질 순 없다”고 되받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개인 SNS에 게시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문. 사진=홍준표 개인 페이스북 계정 캡쳐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개인 SNS에 게시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문. 사진=홍준표 개인 페이스북 계정 캡쳐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민의힘의 침묵에 가까운 원론적인 답변은 민주당의 태도와 확연히 상반된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이를 내년 총선까지 끌고가 선거 쟁점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때문에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침묵이 전략적인 무시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12일 개최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3일간 대정부 질문에서 그동안 주장해온 괴담과 가짜뉴스 등을 다시 한번 반복해 유포할 것이 예상된다”는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IAEA의 검증 결과가 나오기 전에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민주당의 주장을 괴담과 가짜뉴스라고 일축함으로써 민주당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권위를 갖고 언급할 수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주한규 원장이 취임한 후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언급한 보도자료가 없다.  

다만 지난달 15일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웨이든 앨리슨 교수의 기자간담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앨리슨 교수의 언급은 앨리슨 교수 개인 의견이라며 원자력안전연구원의 입장을 묻는 질문을 피해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일 보도확인자료에서 “앨리슨 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발언한 내용은 교수 개인의 의견으로 연구원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리 계획에 따르면 희석해 방류할 오염수의 삼중수소 방사능 농도는 1500Bq/ℓ 이하로 WHO(세계보건기구) 음용수 기준 1만Bq/ℓq보다 낮으나 희석 전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평균 62만Bq/ℓ로 상시 음용하는 식수로 적합하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 표명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원자력연구원의 입장이 아닌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리 계획을 인용한 것으로, 일각에선 원자력연구원이 적극적 입장을 표명한다면 여야의 정쟁은 물론 국민들의 혼란과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아쉬움을 낳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다. 사진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명예교수인 앨리슨 교수의 언급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설명한 보도확인자료. 이 자료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리 계획의 말을 준용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화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다. 사진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명예교수인 앨리슨 교수의 언급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설명한 보도확인자료. 이 자료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리 계획의 말을 준용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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