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모 임원 명절 선물 등 인사 청탁 위해 4000만원 사용 주장
NH증권 "법인카드 무단 사용은 노조의 터무니없는 주장 불과"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NH투자증권 노동조합이 최근 일부 임원이 법인카드를 사적 이익을 위해 무단 사용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정영채 대표이사의 사임을 요구했다.
18일 사무금융노조 NH투자증권지부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정영채 NH증권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조가 받은 사내 제보에 따르면 NH증권 모 부사장은 중앙회 인맥관리를 위해 무분별하게 법인카드를 사용했으며, 모 전무는 농협중앙회와 NH금융지주로 전근하기 위해 명절 때마다 수많은 선물을 보냈다. 또한 골프회원권을 사용해 접대를 하는 등 비리행위가 만연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러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동조합은 회사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노조에 따르면 NH증권 노조 지부장은 NH증권의 우리사주 조합장을 겸직하고 있다. 우리사주 조합장의 경우 직원들의 주주권을 지켜야 하는 임무가 있다. 또한 우리사주조합은 NH투자증권 지분의 3% 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 조합장은 회계장부 열람 권한이 있다.
관계법령에 따르면 상장사 대기업의 경우 0.5%의 주식을 보유한 소수주주에게는 회계장부에 대한 열람 권한이 있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회사에 작년에 임원들이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과 골프회원권 사용횟수에 대해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관련된 자료를 숨기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이후 노조의 계속된 요구에 회사 측은 퇴직한 모 부사장이 4000만원 상당 법인카드를 부정 사용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결제를 취소하고 환수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영전한 모 전무의 건은 낙하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더 이상의 조치가 없었다.
노조는 지난 4월 부사장과 전무뿐만 아니라 각 사업부 대표와 본부장들도 무분별하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평소 수십억원씩 성과급을 지급받는 사업부 대표와 본부장들이 수억씩 법인카드를 사용해 고객접대를 하고 있고,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결제대행서비스를 해주는 업체를 통해 큰 금액의 결제를 소액으로 나눠 결제해 회사를 속이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 관계자는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수억씩 법인카드를 사용해 어떤 영업활동을 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또한 회사에 보고한 내용에 합당한 거래를 위해 법인카드가 사용되었는지와 개인 사적 사용은 없었는지도 추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우리 노조는 수차례 공문을 통해 회계장부 열람 권한을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밝히라고 했지만 정영채 사장은 정식으로 법적 절차를 밟으라고만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정영채 사장과 경영진의 치부가 밝혀질까 두려워 하기 때문이고 소수주주의 권리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법인카드를 회사 운영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확인된다면 이는 명백히 횡령이며, 이 부분을 외면한 정영채 사장을 포함해 이사들은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노조의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 제기는 사실 무근이며, 카드 사용 내역은 직원의 개인정보 및 영업 기밀 등이 포함되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노조의 근거 없는 주장만으로 오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 제기만으로 회계장부열람청구를 요청하는 것은 우리사주조합 규약에서 정한 조합 설립·운영과 관련한 목적 사항들에 정면으로 반하며, 노조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사주조합 규약에 반하는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은 회사로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