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금융노조, 14일 금융 종사자 설문 결과 발표
"인사 개입 '불필요'…금융위·금감원, 제 역할 못해"
박홍배·이재진 "현안 많지만…해법 無" 한 목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멕시코 대통령 대신 참석한 라켈 부엔로스트로 경제부 장관과 한·믹타(MIKTA) 정상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멕시코 대통령 대신 참석한 라켈 부엔로스트로 경제부 장관과 한·믹타(MIKTA) 정상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단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금융업 종사자 10명 중 9명이 윤석열 정부의 금융정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입이 과도하고 근시안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게 주된 근거인데 80%의 응답자는 금융당국(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14일 양대 금융노조(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금융노동조합)는 기자회견을 열고 올 7월 17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두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 1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은행업, 카드업 종사자가 각각 500명 참여했으며 △증권업 64명 △보험업 393명 △공공·기타 유관기관 343명도 함께 했다. 

응답자 중 89.7%는 현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은행업에서는 93.2%, 증권업 에선 90.6%가 이렇게 답했다.

평가 이유에 대해선 △과도한 개입(43.3%) △근시안적 금융정책·체계(30.9%) △컨트롤 타워 부재(13.3%) △포퓰리즘적 행보(12.5%) 등을 꼽았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는 10.3%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특히 현 정부의 금융사 인사 개입에 대해 곱지않은 시각이었다. 1800명 중 62.2%가 정부의 인사 개입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90.5%는 "인사 개입은 불필요하다"라고 답변했다. 또 증권범죄에 대해서도 잘 대응하지 못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대책도 미흡하다는 시각도 각각 80%를 웃돌았다.  

이번 조사에선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여실히 드러났다. 실제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대해선 응답자의 87.9%,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대해선 87%가 "제 역할을 못한다"라고 답했다. 반대로 '잘 하고 있다'는 답은 금융위, 금감원 모두 10%대에 그쳤다. 

양대 노조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현상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은 93.5%에 달했다. 증권업의 경우 이러한 답변을 한 응답자가 98.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무나 성과에 따라 급여를 다르게 책정하는 직무급제에 대해서는 응답자 82.6%가 '불필요하다'라고 말했다. 

14일 양대 금융노조(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금융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올 7월 17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두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 1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사진 좌측),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발표 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14일 양대 금융노조(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금융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올 7월 17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두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 1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사진 좌측),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이 발표 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조사에 대해 현장의 인식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 중반 이후 지속됐던 노정교섭이 이번 윤석열 정부 이후 완전히 차단되면서 금융위, 금감원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라며 말을 보탰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규제가 계속해서 완화된다면 '금융산업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냐'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설문 외 많은 현안들이 있다"며 △은행 주가 연계신탁(ELT) △임금 교섭 △산업은행 본점 이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셀프 연임 논란 등을 거론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도 "윤 정부의 금융정책은 한 마디로 지금 표류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그대로 나타났다"라고 날을 세웠다.

또 "윤 대통령이 한 마디 꺼내면 검사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이 정책을 내놓는 실정이다"라며 "현재 부동산PF 문제나 중국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긴축적인 재정·통화정책만으로 거시경제를 관리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론 제대로 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금융당국이 최근 보수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선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부정하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은행·증권 등 금융사 점포 폐쇄 △보험사 제판분리 등에 대해선 "구조조정의 수단이 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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