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실적 수혜를 입고 있다. 올해 혜택 규모는 약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 매출 8조7735억원, 영업이익 460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영업이익은 135.5% 증가한 수치다.
사업 성장에 따라 매출은 6분기 연속 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으며 영업이익은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리콜 충당금 부담분 1510억원이 반영되면서 1분기 대비 27.3% 감소했다.
리콜 충당금 영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기존 잠정 공시했던 6116억원 대비 줄었지만 IRA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예상 세액 공제금액 1109억원이 반영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0.7% 증가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은 1조938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AMPC는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 산업 생산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IRA 조항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된 배터리에 대해 미국 정부가 셀 kWh당 35달러, 모듈 kWh당 1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SK온은 올 2분기 출범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인 3조6961억원을 달성하고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2100억원 줄인 13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급증했고 AMPC 수혜 반영분 1670억원이 반영되면서 영업손실은 역대 가장 적은 수준까지 빠르게 개선됐다.
포드와 블루오벌SK 합작공장 등을 운영 중인 SK온은 하반기에도 판매량 증가에 따른 AMPC 수혜 반영 규모 확대 등으로 손익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아직 북미에 가동 중인 공장이 없지만 2분기 매출 5조8406억원, 영업이익 4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3.2%, 영업이익 4.9% 증가세를 나타냈다. 매출은 4개 분기 연속 5조원 이상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률은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7.7%를 기록했다.
이미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 삼성SDI도 북미 생산기지를 짓고 있는 만큼 향후 AMPC 혜택이 기대된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을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으며 2027년 가동 목표인 2공장 건설 계획도 진행 중이다.
또한 GM과도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며 스타플러스에너지까지 이들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삼성SDI는 북미에서 총 97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2025년부터는 AMPC 혜택을 실적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올해 미국 정부로부터 받는 AMPC 혜택 규모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양사가 각각 4930억원, 7170억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상반기 실적에 반영된 혜택분은 각각 1670억원, 2112억원으로 하반기에 받을 혜택 규모가 훨씬 크다는 계산이다.
이들 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많이 팔릴수록 AMPC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구조인 만큼 내년 혜택 규모가 약 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배터리 생산 수율 개선과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무리는 아니라는 평가다.
현금으로 환급받는 AMPC 혜택은 고스란히 배터리사의 영업이익에 반영되며 그 액수가 큰 만큼 때문에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다. 다만 합작 관계에 있는 일부 완성차 고객사와는 공제 혜택분을 분배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받는 금액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관련기사
- 권영수 LG엔솔 부회장, 인니 장관 만나 사업지원 확약 받아
- SK온, 최고사업책임자로 성민석 전 한온시스템 대표 영입
- 삼성SDI-스텔란티스, 북미 합작 2공장 MOU 체결
- 배터리 양극재 미국 수출 ‘껑충’…IRA 효과?
- LG엔솔, 중국에 배터리 재활용 거점 세운다
- SK온, '배터리 전초기지' 서산에 1조5000억원 증설 투자
- 엔켐, LG엔솔-GM 합작사에 차세대 전해액 공급
- LG엔솔, ‘DX 페어’ 열고 디지털전환 성과 공유
- SK온 “세계 최고 리튬이온전도도 고체전해질 개발 성공”
- 새해 2차전지 '성장통'...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속 미국만 우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