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삼성전자 TV향 BOE LCD 공급량 '제로(0)' 가능성 높아
모바일 OLED 이어 TV LCD서도 사실상 BOE와 거래 중단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서도 중국 BOE의 물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협력을 중단한 데 이어 TV에서도 BOE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낸다는 계획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TV용 LCD와 관련해 내년 BOE로부터 패널 구매 물량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실상 내년 BOE의 삼성전자향 TV용 LCD 공급량이 '제로(0)'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BOE의 물량을 CSOT, AUO, LG디스플레이 등으로 대체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BOE를 배제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인 LG디스플레이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년 LG디스플레이로부터 LCD TV 패널을 500만~600만대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TV용 LCD를 200만~300만대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보면 물량이 약 2배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에서 철수함에 따라 패널 공급망을 다변화해왔다. BOE는 전 세계 LCD 점유율 1위 기업이지만 삼성전자 TV에 패널을 공급해온 비중은 10%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TV에 가장 많은 LCD를 공급하는 기업은 CSOT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선 삼성이 BOE의 특허 침해에 대해 칼을 무섭게 빼들면서 앞으로 삼성전자와 BOE가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BOE와 내년 함께 하려던 개발 프로젝트를 모두 중단한 상태다. MX사업부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등에서 BOE와 협력관계를 이어왔지만 내년부터 BOE의 패널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BOE는 2021년 삼성전자의 갤럭시M 일부 제품에 OLED를 처음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는 갤럭시A 일부 제품에도 OLED를 넣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삼성 스마트폰에 약 500만대의 OLED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BOE는 갤럭시S 시리즈에 OLED를 넣기 위해 삼성전자에 제안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그십폰인 갤럭시S 시리즈에 중국산 패널이 들어갈 경우 받아들여지는 의미는 상당하다. BOE가 갤럭시S 기본형 모델에 먼저 패널을 넣은 뒤 점차 침투율을 높여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올해 출시된 삼성 '갤럭시워치6'의 OLED 패널 또한 BOE가 공급했다. BOE는 2019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액티브'에 OLED 패널을 넣었다가 4년만에 삼성전자 웨어러블 기기에 다시 패널을 넣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제품에서 침투율을 높이려는 BOE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내년 나올 갤럭시워치 시리즈의 패널은 다시 삼성디스플레이가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M과 갤럭시A 일부에서 BOE가 공급해온 OLED 물량 역시 다시 삼성디스플레이의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