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여파로 새롭게 닻을 올린 '김기현 2기 지도부'에 잡음이 일고 있다. 친윤(친 윤석열) 색채가 비교적 옅어졌지만, 기대 이하의 인적 개편이라는 평가다. 특히 내년 총선의 공천을 맡을 사무총장에 대구·경북(TK) 출신의 이만희 의원이 발탁되면서 당내에서는 지난 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경고'를 외면한 꼴이 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기 지도부의 주요 당직자가 영남권이라는 지적에 대해 "수도권 중심으로 많이 배치하려고 김기현 대표가 애쓴 걸로 안다"면서 "지역 안배를 하려고 애썼지만, 현실적으로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였다. 그러자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하고 지난 14일 사퇴한 당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 8명에 대한 후속 인선에 나섰다.

'김기현 1기 지도부'가 영남·친윤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만큼, 2기에서는 수도권과 충청권 인사들이 전진 배치됐다. 김기현 대표가 그동안 강조했던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반영한 인사로 해석됐다. 하지만 사무총장에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을 임명하면서 문제가 됐다. 이 신임 사무총장은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친윤으로 분류되지만,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 이어 사무총장까지 3역이 모두 영남 일색이라는 지적이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무총장과 부총장이 선거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인데, 100% 윤 대통령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게 맞는 인사냐는 부분에선 국민들이, 특히 수도권에 계시는 분들이 갸우뚱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밖에 당 홈페이지 내 당원 게시판에도 '도로 영남당'으로 복귀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이 신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과분하고 중요한 당 중책을 맡게 돼 마음도 매우 무겁지만, 우리 당이 다시 국민 신뢰를 얻고 하나 된 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와 함께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면서 "당이 변해야 한다는 민심을 겸허히 받들어 변화와 혁신을 위한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 과제 이행에 중점을 두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과 당원동지들, 의원들께서 주는 여러 고견을 받들겠다"며 "특히 당무 관련 주신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 소통하고 내용을 듣고 받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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