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불공정거래 혐의 고발당해...정일문 대표 책임 물수도
이달 중 라임사태 징계 확정...중징계 시 KB·NH증권 대표 연임 불가

왼쪽부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인턴기자] 올해 증권사 업황 악조건 속에서도 대형 증권사들은 비교적 선방했으며 급변하는 국제 정세 등 불안감이 이어져 안정을 위해 주요 CEO들의 연임이 예상됐다. 그러나 내부통제 실패 등 사건 사고로 인해 일부 CEO들은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CEO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미래에셋증권이 선제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임원 인사를 통해 26년간 몸담아온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의 퇴임을 알렸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등 주요 증권사 CEO들의 임기는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끝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2019년 대표직에 올라 5연임에 성공했으며 내년 3월까지 임기가 예정돼있다. 자기자본 2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호실적으로 연임을 이어온 정 대표의 6연임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투자증권은 6월 핀테크 기업 인덱스마인으로부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로 고발당했으며 기술탈취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일문 대표는 지난 26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해당 내용을 부정하기도 했으나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표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내부통제 실패 등 사건 사고로 인해 일부 증궈사 CEO들의 물갈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내부통제 실패 등 사건 사고로 인해 일부 증궈사 CEO들의 물갈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한편 외부 요인에 의해 CEO 연임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달 중으로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제재가 확정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박정림 KB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등에 '문책 경고' 수준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달 금융위원회가 문책 경고 수준의 제재를 확정한다면 2명의 CEO들은 향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위 제제 수위가 완화되더라도 두 CEO들의 연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KB증권 박정림 사장과 김성현 사장의 연임은 그룹 수장의 교체와도 맞물려 있다. 9년간 KB금융지주를 이끌어온 윤종규 회장이 내년 1월 물러나고 양종희 내정자가 취임을 앞두고 있다. 두 사장 모두 임기가 올해 말에 끝나는 만큼 신임 회장 취임에 맞춰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연임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지난달 13일 국정감사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의 "(대표직)장수의 비결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지난해 사의를 표했지만 채권회수에 적극 임하라는 뜻에서 연임시킨 것 같다"라고 답한 바 있다. 

또 정 대표는 지난달 18일 본인 SNS에 CEO 취임 1주년 당시 작성한 '고객이 전부다' 라는 요지의 글을 재게시했다. 이는 자신의 임기를 회고하고 회사 임직원에 당부하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안정화에 집중해 CEO들의 연임이 이어졌으나 잇따른 논란 극복과 급변하는 시장에서의 혁신을 위해 임원 교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