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미세화 한계, 이종집적 패키징이 대안
GPT 등장 후 컴퓨팅 성능 지난 5년간 큰 발전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강문수 삼성전자 AVP(어드밴스드패키지)사업팀장 부사장이 "로직칩이 아무리 빨라져도 메모리반도체가 뒷받침하지 못하면 인공지능(AI)의 성능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강문수 부사장은 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한 행사에 참석해 "단순히 용량이 큰 메모리로는 고성능 AI를 충족하지 못한다"면서 "(메모리에서) 대역폭을 어떻게 더 크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강 부사장은 AI 시대에는 로직과 메모리가 직접 적층되는 방식으로 반도체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로 다른 기능의 반도체를 합치는 이종집적 패키징이 부상한다. '니어 메모리(near memory)' 개념 안에 포함된 캐시 메모리처럼 D램과 프로세서가 밀착된 형태로 기술 발전도 이뤄진다.
강 부사장은 "인간은 연산할 때 뇌에서 하고, 기억은 콩팥에서 하지 않는다"면서 "사고와 기억이 하나의 두뇌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반도체도 로직과 메모리가 한 시스템에서 통합돼 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부사장은 이를 통해 AI가 인간의 두뇌와 비슷한 기능을 갖게 될 것으로 봤다. 현재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2E의 대역폭은 460GB/s다.
강 부사장이 제시한 바에 따르면 이는 인간 뇌의 55분의1 수준이다. 기억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 측면에서 인간이 메모리반도체를 훨씬 능가한다. 하지만 반도체는 기술 발전을 통해 인간의 뇌를 뛰어넘게 된다.
강 부사장은 앞으로도 AI 성능 향상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2018년 GPT-1이 나온 후 GPT가 발전하면서 컴퓨팅 성능이 지난 5년간 100만배 더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강 부사장은 "AI 붐은 19세기 골드러시에 비교될 수 있다"며 "AI 시대에 데이터는 땅속의 원석과 같고, 금을 캐내는 것이 AI, 이를 구현하는 것은 반도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골드러시에서 금은 채굴하면 고갈되는 자원이었지만 디지털시대에 데이터는 무한한 자원"이라며 "AI 골드러시는 끝없이 지속되고,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강력한 성능의 반도체가 필요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