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대표 체제 유지, 부회장급 조직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내년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 커…안정 속 '변화' 초점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신사업 발굴을 위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디바이스경험(DX)부문을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이 유임돼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한다. 내년 반도체, TV, 스마트폰 등 전자산업에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화보단 안정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우 과거 DX부문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해왔지만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자리는 내려놓기로 했다. 앞서 업계에선 한 부회장이 맡은 일이 많아 업무 부담이 클 것이란 이야기가 많았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DX부문 용석우 부사장이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맡는다.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이던 용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다. 그는 2021년 12월부터 개발팀장, 2022년 12월 부사업부장을 역임했다.
한 부회장은 생활가전사업부장 자리는 유지한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생활가전사업부장이던 이재승 사장이 자진 사퇴한 뒤 생활가전 사업을 이끌어왔다. 한 부회장은 여전히 가전과 모바일 사업 등에서 통합 시너지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경계현 사장도 유임됐다. 앞서 일각에선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 실적이 최근 좋지 않은 점을 들어 DS부문장이 바뀔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한편에선 경 사장이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상당한 전문가인데다 반도체 실적이 악화한 것은 세계 경제 부진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었기 때문에 부문장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특히 경 사장은 미래 반도체 핵심 경쟁력이 될 패키징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성과를 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아울러 이날 삼성전자는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삼성SDI 이사회 의장이던 전영현 부회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 조직으로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현재 진행 중인 삼성전자의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새로운 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특히 미래사업기획단은 과거 미래전략실의 역할과는 무관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미래전략실은 2017년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해체됐다.
미래사업기획단장을 이끌 전영현 부회장은 과거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장을 맡다가 삼성SDI에서 배터리 사업을 성장시킨 인물이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 발굴을 이끌어 기존 삼성의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 12월 첫째주에 하던 정기 사장단 인사를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단행했다. 내년 사업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응 체계를 발 빠르게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이번주 중 임원인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