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CL과 하이센스 저가 TV 공세
65형 OLED TV 가격 10% 이상 하락
LG전자는 올해와 내년 TV 출하량 4위 유력

지난해 10월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영상가전 전시회 'CEDIA 2022'에 전시된 LG전자의 97형 올레드 TV. 사진=LG전자 제공
지난해 10월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영상가전 전시회 'CEDIA 2022'에 전시된 LG전자의 97형 올레드 TV.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기간에 TV 판매가격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전 세계 TV시장 불황 속에서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업체의 가격 공세가 두드러졌다.

30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와 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미국 베스트바이에서 199달러에 팔리던 TCL의 55형 TV는 올해 월마트에서 188달러에 판매됐다.

하이센스의 70형 TV는 대화면임에도 불구하고 월마트에서 판매가격이 399달러까지 내려왔다. 월마트와 베스트바이에서 TCL의 85형 TV 가격은 748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원을 넘지 못했다. 이번 TCL의 55·85형, 하이센스의 70형 TV 가격은 역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기간 중 가장 낮게 책정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프리미엄 TV 제조사 제품도 상황은 비슷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사용한 삼성전자의 55형 TV는 월마트와 베스트바이에서 1297달러에 판매돼 지난해보다 10% 떨어졌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이 제품 가격은 1449달러였다. 65형 삼성 OLED 가격은 1599달러로 지난해보다 11% 저렴해졌다.

LG전자의 올레드 라인업 중 표준형에 속하는 C 시리즈의 65형 TV 가격은 월마트와 아마존, 베스트바이에서 1596달러였다. 지난해 이 제품은 1649달러에 판매됐다. 베스트바이에서 소니의 65형 OLED TV 가격은 1499달러로 전년 대비 약 12% 저렴해졌다.

전체적으로 OLED TV 판매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이 기간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사용한 83형 삼성 OLED가 3497달러에 판매됐다. 이는 같은 크기의 LG전자 TV(올레드 에보 C)보다 382달러 저렴한 것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니LED와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한 삼성전자의 65형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가격은 지난해보다 100달러 저렴한 1297달러에 판매됐다. 경쟁 제품인 LG전자의 65형 퀀텀닷나노셀발광다이오드(QNED) TV의 경우 696달러에 판매돼 지난해(999달러)보다 가격이 무려 30% 낮아졌다.

월마트, 아마존,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TV를 역대 최저 가격에 내놓은 것은 그만큼 TV 재고가 많이 쌓여있고 수요가 약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글로벌 TV 시장을 적어도 내년까지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전 세계 TV 출하량은 올해 대비 소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매출 기준 시장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LCD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올랐지만 완성품인 TV 가격은 훨씬 저렴해지고 있다. 지난 9월까지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던 LCD 패널은 다시 공급과잉 상태가 되며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DSCC는 연말 TV 가격이 현재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새해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내년 TV 사업에서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출하량 측면에서도 중국의 위협은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중국 하이센스, 3위는 TCL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 TCL에 밀려 3위로 하락했지만 올해는 4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내년에도 이 상황을 뒤집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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