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자산 63억→5억…분기당 적자 30억 넘어
유증·CB 참여 투자펀드도 실제 납입능력 의문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윌링스가 올해에만 수차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납입일 연기로 투자자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매출 감소로 인한 적자 폭 확대로 인해 운영자금 유동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 유증·CB 연기로 사업차질 ‘우려’…3분기 현금 자산 5억원 그쳐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윌링스는 지난 14일 납입 예정이던 24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내년 2월 8일로 연기했다. 지난 6월 첫 공시한 이후 올해에만 6차례 정정 공시됐다. 이 과정에서 납입일의 경우 올해 8월 10일에서 내년 2월로 연기됐으며, 납입금액은 200억원에서 24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번 유증 연기로 인해 이달 27일 납입예정인 2회차 CB(200억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역시 올해 6월 첫 공시한 이후 4차례나 정정 공시됐다. 이 과정에서 납입일도 8월 10일에서 12월 27일로 연기됐다.
문제는 계속된 투자금 납입 연기로 윌링스의 현금 유동성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윌링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억원으로, 지난해말(63억원) 대비 60억원이 줄었다. 같은 기간 유보금 역시 279억원에서 184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실적 감소로 인해 적자폭은 더 확대됐다. 올해 누적 3분기 기준 매출액은 79억원으로 전년 동기(468억원) 대비 83.1%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영업손실은 21억원에서 98억원으로 적자 폭이 4배 이상 확대됐다.
더욱이 모회사인 제이스코홀딩스 역시 계속된 영업적자로 인해 투자금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제이스코홀딩스 측에서도 “현재까지 자금지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4분기 역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없다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분기별 영업손실은 30억원가량으로, 지난 9월 발행 성공한 10억원 규모의 유증을 감안하더라도 추가적인 투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윌링스의 경우 올해 실적 감소로 인해 영업적자 폭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투자지원이 필요한 상황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달 27일 2회차 CB 납입여부도 계속 지켜봐야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 계속된 납입 연기로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우려
윌링스의 경우 계속된 유증과 CB의 납입 연기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우려도 존재한다.
코스닥공시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는 최초 공시한 납입일에서 6개월 이상 연기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최대 5점의 벌점과 제재금이 부과된다. 또한 최근 1년간 누적 벌점이 8점 이상인 경우 1일간 매매거래정지가 부과되며, 15점을 넘을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한다.
윌링스의 경우 최초 공시한 유증 납입일은 8월 10일로, 오는 2월 8일까지 유증 납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2회차 CB의 경우도 이달 예정된 납입일이 유예되더라도, 벌점을 부과 받지 않으려면 내년 2월 8일까지는 납입 완료돼야만 한다.
다행이도 윌링스의 최근 1년간 누적 벌점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유증과 2회차 CB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납입능력에 대해선 아직까지 검증된 바 없다.
우선 이번 유증에 참여하는 투자펀드는 ‘윈가드 신성장 투자조합 8호’로 정미나 씨와 일레덱스가 각각 5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중 일레덱스의 경우 지난해 기준 자산은 33억원이나 자기자본은 –3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억원이며, 부채는 36억원에 달했다. 따라서 투자자 자체 자금으로 24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선 외부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
2회차 CB에 참여하는 투자펀드는 ‘윈가드 신성장 투자조합 7호’로 비엠씨글로벌코리아와 엘아이가 각각 5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비엠씨글로벌코리아의 자산은 71억원이나, 당기순이익은 –3억원이다. 자기자본은 –1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며, 부채는 84억원에 이른다. 엘아이의 경우 자산은 102억원이며, 자기자본은 59억원이다. 이 역시도 200억원의 투자금 마련을 위해선, 투자법인의 자금 출연 외에도 외부 투자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윌링스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적자를 겪고 있으며, 특히 올해의 경우 매출 감소로 적자 폭이 더 확대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데일리한국에서는 윌링스 측에 질의를 보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