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애플·엔비디아·AMD향 어드밴스드 패키징 시장 선점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 패키징 매출 24% 증가 '업계 5위'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대만 TSMC가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미국 앰코 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어드밴스드 패키징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앰코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지을 TSMC의 공장 부근에 새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앰코는 여기에 20억달러를 투자한다.
이 공장은 애플의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크지만 여기서 엔비디아나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후공정을 진행할 수도 있다. 앰코는 패키징·테스트 외주기업(OSAT)으로, 특히 TSMC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인 CoWoS(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와 관련해 일감을 받고 있다.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인터포저 위에 올리는 역할에서 앰코의 작업량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욜인텔리전스의 가브리엘라 페레이라 연구원은 "앰코는 새 공장을 통해 2.5D 패키징 생산능력(캐파)을 늘린다는 계획"이라며 "이는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HPC), 클라우드 컴퓨팅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 고객사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수요를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페레이라 연구원은 "앰코의 늘어난 캐파는 엔비디아와 같은 TSMC의 대형 고객사 물량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앰코는 올해 설비투자에 7억50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90% 정도가 어드밴스드 패키징 및 테스트 관련 투자였다.
TSMC도 자체적으로 CoWoS 캐파를 늘리기 위해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대만 매체에선 이와 관련해 대만 윈린과 자이 지역 등에 TSMC가 일곱번째 패키징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TSMC가 CoWoS 캐파 확대를 위해 당장 새 공장을 신설할 필요성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페레이라 연구원은 "TSMC가 엔비디아나 AMD, 애플의 물량을 늘리기 위해 미국에 패키징 시설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소문은 오랫동안 있었다"면서 "애리조나에 지어질 앰코의 새 공장은 이 지역에서 TSMC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역할로, 결과적으로 TSMC가 패키징 공장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해야 할 필요성이 적어졌다"고 밝혔다.
현재 TSMC의 CoWoS 캐파는 수요 대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엔비디아 GPU와 HBM 관련 패키징으로 인해 병목 현상이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CoWoS 캐파 부족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앰코가 2026년께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이 회사의 관련 작업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TSMC는 앰코와 동맹 전선을 확대해 삼성전자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사업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욜인텔리전스는 올해 삼성전자의 패키징 관련 매출이 46억4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 엔비디아에 HBM과 패키징을 함께 하는 '턴키'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관련 매출에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한다.
삼성전자의 패키징 매출 순위는 지난해 6위에서 올해 5위를 차지했다. 패키징 업계 3위인 TSMC의 올해 이 분야 매출은 51억22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5% 줄어들었다.
앰코는 2위 기업으로 올해 패키징에서 64억5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어드밴스드 패키징 경쟁력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경쟁사는 TSMC와 인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