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2024.1.11.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2024.1.11.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자, 민주당 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제2의 안철수”라거나 “배신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윤준병 "제2 안철수", 우원식 "민주당과 당원 배신"
김홍걸 "김대중 정신 저버린 분은 이낙연 본인"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표 탈당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낙연의 ‘제2 안철수’ 길 축하”라는 글을 올렸다.

윤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2021년 당시 민주당 대표로 재임하던 시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내놓고서 선거에 패했음에도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던 분”이라고 비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민주당 의원(비례)은 이 전 대표가 탈당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향해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발언한 것을 반박하며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 기자회견 이후 페이스북에 “‘김대중 정신이 실종’ 됐다는 이낙연 대표님, 정작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이 전) 대표님 본인이다”라고 적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결국 오늘 이 전 대표는 30여년 함께해 온 민주당과 당원들을 배신했다”며 “온갖 미사여구로 탈당과 분열을 포장했지만 그 말에 대의는 없고 소의만 있었다”고 이 전 대표의 탈당을 질타했다.

우 의원은 “이 전 대표는 결국 이재명이라는 당내 경쟁자를 극복하지 못한 본인의 부족함을 동지들의 탓으로 돌렸다. 끝까지 아름다운 승복은 없었다”며 “선택받지 못했을 때 정치인의 진정한 바닥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다시금 확인하게 된 점은 매우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 의원은 “이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정신인 민주‧평화‧민생을 거론했지만 지금의 행보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길과 정반대의 길이라는 것을 국민들도 알 것”이라며 “더 이상 떠난 사람에 대한 원망은 필요 없다. 이제 모든 것은 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생정치를 중심으로 진짜 민주개혁 세력의 단결만이 남았다”며 “그 길로 이재명대표와 함께 나가겠다. 민심을 받들어 끝내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한 법"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도 이날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많이 아쉽다”며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의원, 총리, 대선 경선 때 ‘사랑하고 존경하는 민주당원 여러분’이라고 얼마나 많이 말씀하셨나”라며 “돈‧권력‧명예 앞에 섰을 때 한 인간의 진가가 드러나는 법이다. 이익에 앞서 지켜야 할 인간적인 도리와 신의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사무총장은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졌다”고 말한 것을 두고 “말씀하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위해 헌신하셨다”며 “두 분의 정신과 민주당의 역사를 욕되게 하지 말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긴장의 끈 놓지 말고, 더욱 단결해서 힘을 모으자”며 “국민과 함께 총선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11.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11.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의 탈당 선언 전에는 이 전 대표에게 탈당 의사 철회를 호소하는 민주당 의원 129명의 입장문도 나왔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명분없는 창당으로 민주당을 분열의 길로 이끌어서는 안 된다”며 “이 엄중한 상황 속에서 민주당의 분열은 윤석열 정권을 도와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입장문에는 친이재명계 뿐 아니라,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안호영‧이개호 의원과 비이재명계인 송갑석‧강병원‧이용우 의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24년 몸 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