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살 돋기 위해 굳은 살 벗겨야...PF 대응, 통상적인 수준 이상일 것"
"부실 사업장 신속히 정리 필요...12월 충당금 충분히 적립해야"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과 관련해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강도 높은 제재를 취할 것을 예고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 살이 돋기 위해서는 굳은 살을 벗겨내야 한다"며 "부동산PF 관련 대응은 통상적인 수준이 아닌 건설·금융사의 노이즈가 발생할 정도로 강하게 할 예정으로 일부 건설·금융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내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또 최근 기획재정부가 추진중인 부동산PF 시행사 총사업자금 대비 자기자본비율 20% 의무화 방안에 대해 "자기책임이 될 수 있도록 100%에 가까워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금감원장은 간담회에서도 증권사 CEO들에게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기 바란다"며 부동산PF 관련 문제를 가장 먼저 짚었다.
이어 "12월 결산 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달라"며 "단기적인 이익목표에 연연해 PF 예상손실을 느슨하게 인식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금감원장은 향후 부동산PF 부실 사태 등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업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투업계는 리스크 관리보다 단기적인 이익창출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성과보수 체계를 금융회사의 장기성과와 연동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부동산PF 쏠림, 과도한 단기자금 의존 등과 같이 리스크 관리의 기본이 망각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증권사 CEO들에게 주문했다.
이어 "일부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로 인해 금융시장에 충격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증권사들의 역량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여전히 위탁매매, 부동산 중심의 영업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증권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증권업계의 신뢰제고와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 관련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김 금융위원장은 "우리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운용할 예정이다"라며 "상장사가 직접 기업가치 저평가의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시가총액별·업종별 주요 투자지표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제고노력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가칭) 개발 등을 검토 중이며 상장사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다음달 중 세미나를 세부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