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공천 잡음으로 인한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공천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의 성토와 탈당이 이어지고 단식 농성에 들어간 의원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천 학살’ 논란과 관련해 “0점 받은 의원도 있다”며 웃어 당 안팎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 김영주‧이수진, 탈당…노웅래, 무기한 단식농성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안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았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의 탈당과 점거 농성을 비롯한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4선 중진이자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민주당이 저에게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했다.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후 박용진, 윤영찬, 송갑석, 박영순, 김한정 의원 등이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로부터 20% 하위 통보를 받았다며 ‘비명(비이재명) 죽이기’,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날(22일)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도 탈당을 선언했고, 노웅래 의원은 아예 국회 당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노 의원이 단식농성에 돌입함에 따라 이날 민주당은 평소 최고위원회의 장소로 사용하는 당대표실 대신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비좁은 공간에 불편을 끼쳐드려서 유감”이라며 “노 의원이 공관위 결정 때문에 지금 회의실을 차지하고 있어서 이곳에서 회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노 의원께서는 개인적으로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노 의원뿐 아니라 경선에서 탈락되신 분들도 계시고 심사에서 배제되신 분도 계시고 여러 가지 사정들로 최종 후보가 되지 못한 모든 분들이 가슴 아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 분들의 심정을 100% 다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 그 안타까움과 원통함, 고통을 조금이라도 저희가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러나 그 불가피함도 이해하고 수용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등의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5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노 의원은 단식 농성에 나서면서 “금품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은 저 혼자만이 아닌데 혼자만 전략지역으로 한다는 것은 명백히 고무줄 잣대”라며 “공천 전횡이고 공천 독재다. 공관위원장 사퇴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0점 맞은 분도” 이재명 웃음에…“파렴치”, “인성 의심” 비판도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과 관련해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며 웃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천 사태로 자당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른 상황 속에서 당 대표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 브리핑에서 “심사위원들의 심사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들의 평가, 그거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 짐작할 수 있는 분”이라며 웃었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번 총선의 최악의 장면”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그 장면 보고 어떻게 느꼈나. 저는 화가 나더라. 그렇게 웃으면서 얘기할 문제가 아니지 않나”라며 “말의 자격을 따질 필요는 없지만 자기가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가)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헤헤헤 웃지 않았나. 파렴치하다”며 “(이 대표의) 인성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 교수는 “송갑석 의원의 경우 의정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한 분으로 대표 표창까지 받은 분이다. 이런 분이 어떻게 컷오프가 되나”라며 “김영주 의원도 국회 부의장으로 바쁠텐데 본회의 90% 이상, 상임위 90% 이상 (출석했고), 대표 발의가 120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표 발의가) 6건이고, 상임위 출석률이 30%대다. 이걸 갖고 공정하다? 이걸 국민이 누가 받아들이겠나”며 “그러면서 거기서 웃어? 동료 평가가 (그렇다는 건) 결국 친명계 의원들이 조리돌림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 이재명 “툭하면 사퇴하란 소리…그런식이면 1년 내내 대표 바뀔 것”
- 민주당, 박홍근‧박주민 등 현역 11명 단수공천…노영민‧박용진 경선
- 홍익표, 당 ‘공천 잡음’에 “송구”…"'쌍특검법' 29일 재표결"
- 민주당, '서울 도봉갑 안귀령‧충남 홍성예산 양승조' 전략공천
- 국민의힘 “민주당, ‘이재명 충성심’ 기준 지록위마 공천 멈춰야”
- ‘탈당’ 이수진, ‘문자폭격’ 토로…“이러니 이재명 주변 사람들 자살”
- ‘공천반발 단식농성’ 노웅래 “돈 받았다고 인정한 적 없어”
- ‘하위 10%’ 설훈, 민주당 탈당…“이재명, 연산군 같아”
- 민주당, 서울 종로 곽상언 단수공천…8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
- 극에 달한 민주당 ‘공천 갈등’…연쇄탈당 움직임
- '컷오프 반발' 野 노웅래, 단식 중단…"지도부 꿈쩍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