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휴부지에 태양광모듈 20MW공급...이구영 "국내외 수요에 부응"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최근 태양광모듈 생산을 절반 이상 줄인 한화큐셀이 국내 태양광사업에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올해 실적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응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태양광부문(한화큐셀)은 현대차가 국내 사업장에 설치할 자가소비형 태양광발전소에 20MW 규모의 태양광모듈을 공급한다고 26일 밝혔다.
한화큐셀은 현대차에 총 20MW 규모의 태양광모듈을 올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또 현대차는 공장 지붕, 치장장, 주차장 등 사업장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연간 27GWh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추가로 확보해 1만2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이번 공급의 매출 규모 공개를 주저했다. 가격 정보는 대외비에 속하기 때문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아직 계약 전이어서 정확한 계약 금액을 알 수 없다”고 밝혔지만 현재 국산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모듈 가격이 420W급 기준 와트당 405원 정도로 형성되고 있어 이번 계약 규모가 대략 81억 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81억 원이라는 금액은 한화큐셀의 사업 규모에 비해 큰 비중은 아니다. 따라서 업계에선 한화큐셀이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국내 태양광시장에 공세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큐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기업들의 늘어나는 무탄소 에너지 수요에 부응해 한국의 지리적 환경에 어울리는 다양한 유휴부지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국내 일반 건물과 산업단지를 모두 포함해 루프탑 태양광의 잠재량이 42.2GW”라고 덧붙였다.
만약 한화큐셀이 국내 지붕형 태양광(루프탑) 태양광 잠재량의 절반인 21.1GW에 태양광모듈을 공급한다면 85조 4550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한화큐셀의 작년 신재생 매출 6조 6159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한화큐셀이 국내 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이유로 △최근 음성공장 폐쇄로 인해 태양광모듈 생산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는 점 △올해 업황마저 어둡게 전망하는 보고가 나왔다는 점 등이 꼽힌다.
최근 한화큐셀은 음성공장을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한화큐셀의 태양광모듈의 생산능력은 3.5GW 줄어 2.7GW로 내려 앉았다. 다만, 태양전지 생산능력은 6.2GW로 변함없다. 또 모 증권사는 올해 태양광과 케미칼 업황을 어둡게 전망하고 한화큐셀을 넘어 한화솔루션 전체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풍부하다. 당장 2026년 EU가 철강산업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시행하기 때문에 국내 수출기업들은 소비 전력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시급히 높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다만 현 정부가 전임 정부와 차별화하면서 '무탄소 이니셔티브'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국내 태양광보급에 적극적이지 않아 국내 수출기업들은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한화큐셀의 국내 사업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구영 대표이사는 “유휴부지를 활용한 자가소비형 태양광은 기업이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의 하나”라며 “한화큐셀은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수요에 적극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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