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술솔루션 제공에서 사이트 개발로 사업 확장
기술력에 자본력 더해 시장 안정성 증대에 기여

최근 에너지기술 솔루션 기업이 축적된 기술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디벨로퍼로 변신하는 사례가 늘었다.. 사진은 (주)보성이 전남 해남에 유치할 데이터센터의 조감도. 사진=(주)한양 제공
최근 에너지기술 솔루션 기업이 축적된 기술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디벨로퍼로 변신하는 사례가 늘었다.. 사진은 (주)보성이 전남 해남에 유치할 데이터센터의 조감도. 사진=(주)한양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에너지기술솔루션 기업들이 디벨로퍼(개발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개발사로 변신해 자사의 기술솔루션을 적극 활용하거나 개발만 맡고 필요한 기술솔루션을 사오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6일 두산지오솔루션 설립을 발표했다. 두산지오솔루션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로 무탄소 에너지 개발사업 전문기업을 표방한다. 해상풍력, 수소, 연료전지 등 무탄소 에너지 프로젝트를 발굴, 투자하고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총괄하는 개발사업자로 활동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디벨로퍼 기능의 자회사를 설립한 이유가 사업기회 선점 때문인 점을 숨기지 않는다.

플랜트 EPC 기획 담당 김봉준 상무는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사업기회 선점을 위해 자회사를 설립했다”며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빠른 의사결정과 전문성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디벨로퍼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한화솔루션 인사이트’라는 조직을 뒀다. 

한화솔루션은 태양전지, 태양광모듈 제조를 담당하는 큐셀부문이 있고, 한화솔루션에서 풍력과 연료전지 사업도 전개한다. 이와 별도로 인사이트부문에서 태양광과 수소발전 사이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과거엔 한화에너지가 디벨로퍼 역할을 했었다 한화에너지는 실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한화큐셀의 셀모듈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사이트를 개발했다. 국내에서 그 역할을 한화솔루션 인사이트가 이행하고 있다. 지난 7월 SK디앤디와 태양광발전과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SK디앤디도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디벨로퍼다. 태양광발전소, 풍력발전소 사이트 개발에 잔뼈가 굵다. 성과도 좋아 개발한 사이트를 좋은 가격에 팔기도 했다. 

태양광모듈 제조를 하는 신성이엔지도 재생에너지솔루션사업본부 산하에 디벨로퍼 역할을 하는 부서가 있다. 이 부서는 역사도 오래돼 미국, 남극 등 해외사업도 활발히 전개했다.

신성이엔지는 에너지IT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지난 9월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식스티헤르츠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통합발전소(VPP)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표방한다. 

신성이엔지는 식스티헤르츠 지분투자 단행을 알리며 “당사는 제품 경쟁력과 발전소 EPC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신성이엔지는 “자사의 기술, 노하우와 식스티헤르츠의 에너지IT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주)보성도 기술기업을 흡수하며 디벨로퍼로서 발돋움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보성은 2000년대 초반 (주)한양을 인수했는데 가스저장탱크 관련 인허가증 때문이었다. 전남 지역에서 환경산업으로 입신한 보성은 한양을 앞세워 LNG터미널 개발사업,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사업 등을 전개하며 에너지 디벨로퍼로 성장했다. 

최근 보성은 전남도와 함께 전남 해남 부동지구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 활동을 진행하며 전력공급원으로 영농형 태양광 단지를 개발하겠다고 천명했다. 전남 여수엔 LNG터미널과 함께 암모니아 터미널 건설도 추진 중이다.   

기술솔루션 기업들이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디벨로퍼로 변신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일은 관련 산업의 신뢰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의 에너지 신사업 진출이 늦어질 수도 있지만, 기술력과 자본력, 개발능력이 가져다주는 안정된 시장 확보 효과 때문에 기술솔루션 기업의 디벨로퍼화가 촉진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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