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친윤' 이용 단수공천 가능성에 "추 전 장관이 흡족해할지 모르겠다"
예비후보들 반발..."시스템공천 공정성 훼손" "친윤 프레임이 오히려 악영향"

(왼쪽부터) 이용 국민의힘 의원, 이창근 국민의힘 하남시 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변호사,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진편집=이지예 기자.
(왼쪽부터) 이용 국민의힘 의원, 이창근 국민의힘 하남시 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변호사,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진편집=이지예 기자.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전략공천하면서,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여권에서만 11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경기 하남시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갑·을로 분구가 확정됐다. 특히 천현동·신장동 등 원도심이 속한 하남갑에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 시절 수행팀장이었던 이용 의원(비례), 오세훈 서울시장 대변인을 지낸 이창근 전 하남시 당협위원장, 김기현 의원 측근 김기윤 변호사 등 쟁쟁한 후보들이 겨루고 있다.

하남갑은 여당 지지세가 강한 만큼 ‘당내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던 분위기였으나 예상치 못한 민주당의 추 전 장관 내리꽂기로, 국민의힘에서 경선이 유력했던 해당 지역구에 대해 인물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남갑 예비후보를 하남을로 재배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내에서는 하남갑에 반윤(反尹) 대표 주자이자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 전 장관의 맞수로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 ‘친윤 vs 반윤’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친윤(親尹)계 이용 의원의 단수공천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의원이 추 전 장관의 인지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어 경쟁력있는 인물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이 의원의 단수공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추미애 전 장관이 (하남갑 전략공천을) 흡족해할지 모르겠다”면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메신저를 자처했던 이 의원을 단수공천할 경우, ‘윤심(尹心)’ 공천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에 큰 잡음 없이 흘러가던 시스템 공천 이미지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여권 하남 예비후보들의 반발 기류도 읽힌다. 앞서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철회했다는 내용의 언론보도를 국민의힘 의원 단체방에 공유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창근 전 위원장 측은 이 의원의 단수공천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해당 기자에 확인한 결과 공관위 공식 입장이 아닌 특정인의 입장을 취재한 내용이라고 한다”며 “이는 공관위의 시스템 공천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악의적인 기사가 될 수 있고 상대적으로 특정 후보를 세일즈하는 행태가 될 수 있다”고 데일리한국에 입장을 전했다.

김기윤 변호사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올텐데,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해볼 때 친윤 프레임이 강화되면 오히려 수도권 선거가 조금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바둑알 한 알에 선거판세가 뒤집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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