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할 수 있는 방안·소극적 안내가 소멸 부추겨
'포테크'·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포인트 사용해야

여신금융협회가 제공하는 카드포인트 조회 서비스. 사진=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
여신금융협회가 제공하는 카드포인트 조회 서비스. 사진=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현금을 쓰지 않는 이른바 '캐시리스(Cashless)' 사회가 보편화되면서 신용카드 사용과 더불어 적립되는 카드 포인트 역시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약관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포인트가 매년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다양해져야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가 카드사의 부가 수입으로 적용되면서 그간 카드사의 소극적인 안내가 포인트 사용을 가로막았다고 꼬집었지만 카드사들은 해당 카드 포인트에 대해 구체적인 안내가 나가고 있고 사용기간에 대해서도 꾸준히 이메일 등을 통해 안내되는 만큼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카드사별 포인트 소멸액'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8개 전업 카드사(KB국민·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의 포인트 소멸액은 한 해 평균 104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506억원에 해당하는 카드 포인트가 사라졌다.

일반적으로 카드 포인트의 소멸 시효는 5년(60개월)이다. 포인트 종류에 따라 유효기간이 1~3년으로 짧거나 무제한인 경우도 있다. 현재 카드사는 유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고지서와 문자, 메일 등으로 소멸 예정 포인트를 안내하고 있다. 또 카드 이용자는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서비스 등을 통해 포인트를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1000억원가량의 포인트가 소멸되고 있으며 그 규모도 감소하고 있지 않아 실제로는 고지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카드포인트 소멸로 인한 피해를 봤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매년 카드 포인트가 늘고 있지만 소멸되는 포인트도 많다"며 "매번 챙기는 게 귀찮아도 소멸되는 포인트를 잘 찾아 사용해야 카드 효과를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카드사의 소극적 안내가 원인

일각에선 매년 소멸되는 카드포인트 중 5% 정도만 기부되고 나머지는 카드사 수입으로 편입되고 있다며 이러한 포인트 소멸에 대해 카드사의 '포인트 사용처의 감소'와 '소극적인 안내'가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포인트를 잘 활용하면 현금 환급, 대금결제, 세금 납부 등을 할 수 있지만 이러한 활용법을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노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경우 포인트 사용률이 더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이를 소멸시키는 것은 명백한 소비자 권익 침해다"라며 "카드사는 사용하기 어려운 사용처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 미사용 카드포인트를 카드 대금 결제에 반영하는 등 소비자 편익 증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카드사들은 관련 안내는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고 지방 지역의 금융 소외계층에겐 전화 등을 통한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항변한다. 여신업계도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카드 포인트를 경륜, 경정, 경마, 복권 등의 사업에 사용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사행산업의 건전성 측면에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대하면서 관련 사업은 빛을 보지 못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소멸이 임박하면 사전에 안내하고 있으며 협회 서비스를 통해 통합으로 조회하고 현금화가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포인트 사용처 확대 등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포인트로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최동수 기자.
카드 포인트로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최동수 기자.

◇ '포테크' '기부' 등 다양하게 사용 가능

전문가들은 카드 포인트 소멸에 대해 카드사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법률 개정 등을 통한 제도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는다. 또 사용처를 다양하게 확대하면서 카드 회원 스스로 자연스럽게 포인트를 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신금융협회가 8개 전업카드사와 NH농협카드·씨티카드·우체국 등 11곳과 제휴해 지난 2021년 개시한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을 이용하면 흩어진 포인트를 확인하고 '현금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를 이용해 금융투자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한 서비스도 있다. 일명 '포테크'(포인트+재테크)다. 신한카드는 카드 포인트 사용처를 금융 분야로 확대해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도 증권 연계 신용카드를 출시해 적립된 포인트를 금융상품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카드로택스'를 통해 카드사 포인트를 세금 납부에 활용할 수도 있고 학대·방임 피해 아동, 환아, 결식아동, 유기동물 등을 위한 기부를 포인트로 할 수도 있다. 이 밖에 항공사 마일리지나 아모레퍼시픽 뷰티 포인트, OK캐시백 등 자주 사용하는 포인트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주 사용하는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을 방문해 본인 상황에 맞는 포인트 사용처를 찾아 포인트를 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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