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정훈 후보는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상대로 제기한 '총선 고의 패배' 의혹에 대해 "말 그대로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당대표 후보 러닝메이트인 박 후보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기간 정치권의 다툼을 봐 왔지만, '고의 패배'라는 말처럼 막가파식 주장은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설사 그 말이 맞다고 해도 고의 패배로 한동훈 위원장이 얻는 게 뭐가 있다는 겁니까. 지금도 총선 패배의 책임을 다 뒤집어씌우려는 판인데, 한 위원장이 본인 죽으려고 자해극이라도 벌였다는 말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박 후보는 총선 당시 상황에 대해 "한 위원장은 총선 당시 '죽어도 서서 죽겠다'며 전국을 다니며 유세했다. 그걸 모르는 국민도 없다"며 "선거를 지면 본인게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임명권자가 주는 독배를 받아든 것"이라고 한 후보를 옹호했다. 

박 후보는 "혹시라도 전당대회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계산으로 지금 이런 황당한 자해극을 벌이시는 거라고 믿고 싶지 않다"면서 "원 후보가 이런 막가파식 마타도어를 하는 사이, 우리 당원들의 마음은 철저하게 찢기고 갈라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원 후보는 전날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직후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언급,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후보가)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것이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마치 노상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라고 맞받았다. 사법연수원생 시절 원 후보가 노상방뇨로 주민을 폭행하고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렸다는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서는 안 될 발언"이라며 거들었다. 

배 의원은 "지저분한 마타도어의 수준을 훌쩍 넘었다"며 "전당대회가 새 길을 터 나가는 미래의 마중물이어야지 당의 운명을 끝장내보자는 절명이 돼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원 후보를 향해 "그 과정을 20년 넘게 지켜봐 온 당대표 도전자의 입에서 어떻게 '고의 패배 의혹'이 나오나. 선을 세게 넘었다"며 "제발 이성을 되찾고 당원들이 지켜보는 이 선거를 정상궤도로 돌려놓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당권 주자들의 거친 비방전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가자, 중앙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적극적인 제재에 나서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당 선관위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현재 논란이 되는 마타도어성 사안들은 각종 억측을 재생산하는 등 소모적인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의 미래 비전을 밝히고 화합을 위한 활동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논란이 확대 재생산될 경우 선관위는 당헌·당규상 명시된 제재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