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4·10 총선 당시 金여사 문자 5건 공개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5건의 전문이 언론에 공개됐다.
8일 TV조선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15일부터 25일 사이 한 후보에게 5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2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김 여사가 4·10 총선 당시 본인의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촉발된 윤-한 갈등 국면에서 적은 문자가 공개된 것이다.
이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큰 맘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며 "다 제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는 윤·한 갈등의 시작을 알린 지난 1월 21일 한 후보가 대통령실로부터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를 받은 이후 보낸 문자다. 한 후보를 향한 이관섭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퇴 압박이 윤 대통령의 격노 때문이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첫 메시지는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지 열흘 째 되던 1월 15일 전송됐다. 김 여사는 이날 “대통령과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대신 사과드린다.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김 여사는 같은 날 다른 문자에서는 “모든 게 제 탓이다.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다”며 “죄송합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1월 19일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다"고 보냈다. 한 후보가 공식석상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국민들께서 걱정할 부분이 있다"며 김 여사의 공개 사과 필요성을 언급한 직후다.
김 여사는 다만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뿐"이라며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 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 여사는 1월 23일 “김경율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한동훈) 위원장의 다양한 의견이라는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다”며 “제가 너무도 잘못한 사건이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후보의 최측근이던 김경율 당시 비대위원은 김 여사를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바 있다.
김 여사는 한 후보를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라고 표현, “위원장님이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다”고도 했다.
한 후보는 당시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다음은 TV조선이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 전문.
△1월 15일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립니다.ㅠㅠㅠ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납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 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꼭 좀 양해부탁드려요.
△1월 15일
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1월 19일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 거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 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1월 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경율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을 한 사건입니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 뿐입니다.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 가지로 사과드립니다.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큰맘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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