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투자자, 주가 오르자 6·7회차CB 95억원 전량 주식 전환
8회차CB 일부 전환후 152억원 남아…주식전환시 오버행 우려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아이엠이 최근 니켈 광산 개발과 초전도체 등 여러 테마에 묶이며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그사이 전환사채(CB)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전환해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수백억원 규모의 CB 잔량이 남아있는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태다.

◇ 주가 오를 때마다 CB투자자 주식 전환 통해 평가차익 거둬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 아이엠의 8회차 CB(175억원) 물량 중 23억원이 전환청구권 행사로 신주 상장됐다. 한 주당 전환가액은 6839원으로, 신주 주식량은 34만561주다.

이와 관련해 신주 상장일(5월 20일)의 종가는 7360원으로 전환가액보다 높았다. 전환청구권 행사일인 지난 4월 26일의 주가는 8810원으로, 신주 상장일 종가 대비 28.8% 오른 가격에 주가가 형성됐다.

아이엠의 주가는 올해 3월 초만 하더라도 5000원대에 머물렀다. 그 이후 신소재 사업인 ‘이차전지 음극재용 복합동박필름’ 사업성장의 기대로 주가는 치솟았다. 여기에 자화사인 아이엠첨단소재를 통해 퀀텀포트에 투자한다는 소식으로 초전도체 관련주로도 묶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3월 장중 한때 96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따라서 8회차 CB 투자자 역시 이에 맞춰 주식을 전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당 CB 투자자의 경우 ‘5%룰(대량보유보고)’를 피한 지분만 보유한 만큼, 추정이 쉽지 않다.

8회차 CB 발행 당시인 지난 2023년 175억원의 투자금 중 부산에쿼티파트너스가 12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하지만 부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한 직후 상상인저축은행(80억원), IBK캐피탈(25억원), 피봇파트너스(10억원), 에이스투자금융(10억원) 등에 나눠 매각됐다. 현재 상상인저축은행을 제외한 다른 투자자들의 경우 매각 등에 대한 보고 의무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 비슷한 시기 6회차 CB(30억원)도 전량 주식으로 전환됐다. 지난 3월 26일 전환청구권을 행사했으며, 지난 5월14일 신규상장 됐다. 각각 시점의 종가는 8950원과 7240원으로, 전환가액(5244원) 대비 높게 형성돼 있었다.

지난해 65억원 규모의 7회차 CB 물량도 모두 주식 전환됐다. 7회차 CB의 경우 지난해 5월2일 전환청구권을 행사했으며, 같은 달 23일 신주 상장됐다. 각각 시점의 종가는 1만310원과 1만1130원으로, 이 역시 전환가액(6840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가가 형성돼 있었다.

당시 아이엠의 주가가 현재 주가 대비 2배 이상 치솟은 데는 니켈과 희토류 광산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아이엠이 지난해 젠파트너스부산에쿼티이에스지 사모투자회사에 22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필리핀 광물 개발 기업인 PGMPI와 희토류 광산 개발 협약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이 계기로 주가는 지난해 6월 장중 한때 1만3890원까지 치솟았다.

아이엠에 따르면 지난해 7회차 CB 역시 재인수한 후 회사 재원 마련을 위해 재매각을 했다고 밝혔다. 7회차 CB를 재인수한 투자자들이 신주로 전환해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아이엠은 지난해 7회차 CB를 재매각한 것에 대해 공시하지 않아 공시 위반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2021년말 이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발행된 CB의 경우 만기전 취득 후 재매각 시에 해당사실을 공시해야한다.

◇ 8·9·10회차 CB물량 232억원 남아…오버행 우려는 여전

문제는 여전히 CB 물량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잠재적 매도물량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중단기적인 투자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8회차 CB의 남은 물량은 152억원으로 전환가액은 6839원이다. 비록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낮지만, CB의 경우 주가 하락에 따라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가능하다.

8회차 CB의 최저 전환가액은 500원으로 현재 주가가 더 떨어지면, 이에 맞춰 해당 CB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받을 신주물량도 늘어나게 된다. 현재 전환가액을 기준으로도 8회차 CB 잠재물량은 기발행주식(998만4581주)의 22.2%에 달하는 물량이다. 주가 하락으로 이 물량이 더 늘어난다면, 소액주주들에게 중단기적인 투자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올해 9회차 CB와 10회차 CB 등 80억원을 추가 발행한 상황이다. 비록 전환청구가능시점은 내년이지만, 이 두 CB 역시 최저 조정가액은 500원으로 현재 주가가 하락할 시 더 많은 잠재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이 CB물량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주가가 하락할 시 리픽싱이 가능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통주식수 대비 CB 비중이 높은 종목일 경우 공매도 세력들이 리픽싱 평가 시점에 맞춰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이엠 관계자는 “대규모 CB 전환 시 주가하락 가능성이 있을수도 있지만 주가에 대해 저희가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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