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운전자의 대중교통 이용 전환 성공열쇠
개인별 탄소감축 측정해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서울시가 지난 2월부터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하면서 우리나라 대중교통 할인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어 국토교통부의 ‘K패스’가 경기도와 인천시를 중심으로 전국 서비스로 확대됐다. 6월말 기준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 누적 가입자는 약 320만명이다.
경기불황 등으로 국민들의 지갑이 얇아지자 지출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할인 서비스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대중교통비 할인 정책의 목표는 대중교통 활성화와 탄소중립 등의 탄소감축이다. 대중교통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지표상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탄소감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자료가 없다.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설문조사에 의해 출시 2개월 만에 약 3600톤의 탄소를 줄였다는 것이 전부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독일의 9유로티켓을 벤치마킹해 설계됐다. 독일은 2022년에 3개월 한시적으로 49유로 티켓을 9유로로 할인해서 판매했는데, 3개월 동안 약 5200만장이 판매됐고 약 180만톤의 탄소가 감축됐으며 약3조원의 경제효과를 얻었다고 독일정부가 발표했다. 이 발표 자료에는 대중교통 이용자가 20% 증가 했는데, 이 중에 약 47%가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우리나라 대중교통비 할인 정책이 활성화되고 탄소중립의 목표까지 달성하려면 자동차 운전자를 대중교통으로 흡수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대중교통비 할인 정책은 원조 ‘뚜벅이’들을 위한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유인책이 없다.
기후동행카드 구입자 중 20·30대가 절반이 넘고 지난해 서울시 등록차량 중 20·30대가 소유한 건 16.3%에 불과했다. 그리고 경기도에서 서울시로 출퇴근하는 200만명 중 약55%가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대중교통비 할인 정책의 핵심 목표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운전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얻는 혜택을 추가해야 한다. 다행히도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자동차 보험을 할인해주는 등의 실질적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개인탄소배출권은 개인이 감축한 모든 탄소감축량을 객관화·정량화·표준화해 측정하고 산출해, 감축한 만큼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 모델의 핵심은 대중교통 활성화와 탄소감축이며, 참여자에게 자동차보험할인 외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자가용을 가진 국민이 자가용 대신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감축된 탄소감축량을 특허 알고리즘으로 산출해서 개인탄소배출권으로 적립하는 것이다. 적립된 개인탄소배출권은 제휴에 따라 자동차보험할인, 신용카드사 리워드, 지자체 지역화폐 등으로 전환해서 탄소를 감축한 국민들에게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대중교통비 할인 정책의 효과를 개선하려면 자동차 이용자에 더 큰 할인이 적용돼야 하며, 실제적 탄소감축량 수치까지 실현하려면 개인탄소배출권과 같은 탄소감축량을 산출할 수 있는 서비스와 연계해야 한다.
벤처기업 파비콘의 김일환 대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 1g의 탄소도 감축해야 한다. 개인이 생활 속에서 감축할 수 있는 탄소배출 근원은 전기·수도·가스 등이지만 자동차의 탄소배출량 또한 엄청나다. 2000cc 승용차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은 약 2톤이다. 이에 대중교통비 할인 정책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탄소감축과 자동차 운전자 유인책으로 개인탄소배출권은 적절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