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보사 올 3분기 만족스러운 성적표
보장성 보험 위주 포트폴리오 변화 주효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되면 연말 변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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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상품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재구성한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올 3분기에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특히 8년 만에 당기순이익 2조원을 넘어선 삼성생명은 생명·손해보험사를 모두 합쳐 순이익 1위 자리에 올랐다.

다만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최근 제시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의 보수적 가정(원칙모형)을 적용하면 생보사의 연간실적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반영되는 연말 실적에는 생보사 실적 순위에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보사(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동양생명·KB라이프생명·미래에셋생명·흥국생명)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4조687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4조1434억원에서 13.1% 증가한 금액이다.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생명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1.6% 증가한 673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40.8% 증가한 2조421억원을 벌어들였다. 삼성생명이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넘기며 '2조 클럽'을 달성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교보생명도 올 3분기까지 1년 전보다 17.8% 증가한 876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신한라이프는 4671억원, 동양생명은 257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2%, 30.2% 성장했다. 흥국생명도 지난해 3분기(873억원) 대비 46.0% 증가한 1275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나빠졌다. 특히 한화생명은 '빅3'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7499억원)에 비해 22.8%(5786억원)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가 발목을 잡으면서 3분기에만 478억원의 투자 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전년 동기(2083억원) 대비 60.9% 줄은 622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올렸고 KB라이프생명 역시 전년 동기(2794억원) 대비 0.9% 줄어든 2768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들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이러한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가 실적 이끌어

대다수의 생명보험사가 3분기까지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상품 포트폴리오와 판매 전략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그간 생보사들이 전통적으로 판매했던 변액보험과 저축보험은 지난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하에서 실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에 생보사들은 기존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자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개편했고 이를 중점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실제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지난해 3분기 38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5200억원으로 증가했다.

'2조 클럽'을 달성한 삼성생명 역시 신계약 CSM 중 건강보험 CSM 비중을 62%까지 늘렸으며 교보생명도 보장성보험 판매가 증가하며 신계약 CSM이 직전 분기보다 12% 늘어난 348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보장성 보험 중심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변화하는 금융시장에 맞춘 자산운용 전략과 리스크 관리가 향후 생보사 실적을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변경은 물론 향후 자산운용 등의 투자 전략 역시 보험사의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운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IFRS17 가이드라인은 연말 변수

실적 방어에 성공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최근 보험사의 '실적 부풀리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내놓은 IFRS17 가이드라인이 연말 생보사 실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별로 선택하는 미래 계리가정 모형에 따라 실적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내놓은 무·저해지 해지율 관련 개정 가이드라인을 보면 미래 계리가정에 대해 '로그-선형모형(실무상 수렴점 0.1%)'을 원칙 모형으로 하고 이외에 예외 모형(선형-로그모형 또는 로그-로그모형)을 적용할 경우 현장검사와 함께 대주주 면담 등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생보사들은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에서 실적충격이 덜한 낙관적 가정(예외 모형) 대신 원칙 모형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CSM과 자본 비율(K-ICS·킥스 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삼성생명은 앞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원칙 모형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모형을 적용하면 CSM이 2000억원가량 감소하고 킥스 비율이 5%P(포인트)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말 결산에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다보니 실적 변동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틀의 변화는 없지만 하위권 보험사들의 순위 변동은 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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