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맥 홀딩스 인수 추진건 당국 승인 통과
'저장장치부터 설비까지' 턴키 역량 강화

한화오션이 건조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건조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사진=한화오션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한화오션이 해양플랜트 사업 부문에서 턴키(설계 및 시공 일괄 진행) 역량을 강화한다.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등 해양플랜트의 핵심인 톱사이드(Topside)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이를 통해 헐사이드(Hullside)부터 톱사이드에 이르는 통합 설계·건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싱가포르 다이나맥 홀딩스(Dyna-Mac Holdings) 지분 인수에 지난 5월 약 1146억원을 투자, 최근 싱가포르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사실상 인수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사측은 보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이나맥 홀딩스는 FPSO, FLNG, FSRU 등 관련 모듈 및 시설 엔지니어링·조달·제작·건설·시운전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업체다. 

해양플랜트는 원유 등 저장시설이 설치된 헐사이드 부분과 화학 설비 등이 탑재된 톱사이드로 구성된다. 헐사이드가 톱사이드를 떠받치는 구조를 띤다.

헐사이드는 국내조선사들의 진출이 활발하지만, 톱사이드는 해외 전문업체들이 주도한다. 해외 전문업체가 설계한 도면을 받아서 국내조선사들이 건조하는 방식이다. 

프랑스 테크닙(Technip)을 비롯해 다이나맥 홀딩스 등 여러 톱사이드 업체들이 유럽, 미국, 싱가포르 등에 분포하고 있다.  

다이나맥 홀딩스는 싱가포르 내 2개 주요 생산시설(GuI Yard, Pandan Yard)을 운영 중이다. GuI Yard는 총면적 19만8300㎡로 연간 약 6만톤의 구조물·배관 생산 능력을 갖췄다. 2만9975㎡(약 9000평) 규모의 Pandan Yard에선 특수 소재 배관을 제작한다.   

한화오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다이나맥 홀딩스는 올해 1분기 1억9900만달러(약 2770억원)의 매출과 14.9%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이 다이나맥 홀딩스 인수를 통해 톱사이드까지 아우르는 턴키 수행 역량을 확보할 경우 납기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 대한 사업 정보 습득이 용이해질 것이란 평가도 있다. 

해양에너지 리서치기관 에너지 마리타임 어소시에이츠(EMA)는 지난해 발표한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아웃북 리포트 2024-2028 보고서’에서 향후 5년간 최대 1730억달러(약 241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사업이 발주될 것으로 내다봤다. 

톱사이드 업체를 인수하려는 국내 조선사들의 움직임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매물이 적었고 가격 협상도 원활치 않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친환경 이슈로 유전 개발이 줄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원의 개발뿐 아니라 탄소포집, 암모니아, 수소(그린 및 블루) 등 세분화된 사업 환경에 부담을 느낀 톱사이드 업체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인수 대열에 뛰어들지에 주목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인수를 시도할지는 모르겠지만 99% 검토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다이나맥 홀딩스 인수를 통한 특정 지역 수주 독점을 우려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이내믹 홀딩스 외에 다른 톱사이드 업체도 많기 때문에 굳이 인수까지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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