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을 상대로 한 탄핵 추진은 헌정 사상 최초이며,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최 원장과 이 지검장 등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최 원장에 대한 탄핵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92명 가운데 찬성 188명, 반대 4명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아울러 이 지검장과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탄핵안에 대한 표결도 함께 이뤄져 가결됐다.

감사원법에 따라 감사원장 권한대행은 재직기간이 가장 긴 조은석 감사위원이 맡게 된다. 헌법재판소로 넘겨진 탄핵 소추안의 판단에 따라 이들의 직무 복귀 여부가 결정된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정치적 탄핵 추진으로 국가 최고감사기구인 감사원의 독립성에 심대한 위해를 초래한데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성실히 임해 감사원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탄핵안을 발의한 민주당은 최 원장에 대한 탄핵 사유로 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부실 감사를 들었다.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은 '불기소 처분'을 내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민주당은 당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전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로 당론을 정하면서 최 원장 등에 대한 탄핵 표결에 나서기로 방침을 선회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이번 표결 강행에 대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서 강력 반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에 방해가 되면 국가기관, 헌법기관, 수사기관 할 것 없이 탄핵으로 겁박하고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저열한 정치적 모략이자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막가파식 횡포"라고 말했다. 

또 "탄핵사유도 없는 무고 탄핵"이라며 "탄핵에 중독된 이런 식의 분풀이 탄핵 남발하는 민주당이야 말로 탄핵 대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지휘부에 대한 탄핵에 대해선 "민주당 의원들을 수사하는 검찰의 직무를 정지시켜 손발을 잘라내겠다는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