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구주매출·증시 탓 2월 수요예측 실패…상장 절차 재돌입
공모가 희망범위 낮춰…증시 안착 예상되나 흥행 기대 어려워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지난 2월 상장을 철회한 대명에너지가 한 달여 만에 재도전한다. 이번 상장에서 대명에너지는 공모 규모를 줄이고 희망 공모가 범위도 낮췄는데, 시장에서는 이렇게 몸값을 낮춘 대명에너지가 안정적으로 증시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명에너지는 5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총 공모 규모는 250만주로 지난 2월 첫 상장 도전 당시 450만주보다 줄었다.
또한 희망 공모가 범위도 2만5000원~2만9000원에서 1만5000원~1만8000원으로 낮췄으며, 이를 반영한 예상 시가총액도 4455억~5168억원에서 2550억~3060억원으로 줄었다.
대명에너지는 오는 27~28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일반청약은 다음달 3~4일 실시한다. 대명에너지는 이번 공모자금을 △운영자금(신규 발전자원 개발·O&M 운영, 사업확장 등)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신재생에너지 사업 SPC 지분 취득, 신재생에너지 O&M사 지분인수 등) 등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대명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개발사업 △발전소 운영유지 보수용역 △발전소 사무위탁용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종현 대표는 지난 2월 간담회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간 시너지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으며 육상 풍력발전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상 풍력 발전 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현재 대명에너지는 도음산풍력발전, 영암이에스에스, 문경풍력, 동해그린풍력 등 16곳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서종현 대표로 47%의 지분(2021년 감사보고서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주요주주로는 서종현 대표의 동생인 서종만 대명지이씨 대표가 지분 37.0%, 모친 남향자씨가 지분 5.0%를 갖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명에너지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46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순이익이 20.6% 줄어든 249억원에 머물렀다. 지난 2월 실시된 수요예측에서도 정체된 실적이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대주주 일가의 구주매출이 높다는게 리스크로 작용했고 2월 기업공개(IPO)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이 겹쳐 수요예측은 흥행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상장 과정을 두고 '참패'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번 상장에서 대명에너지는 구주매출을 173만주에서 50만주로 줄였다.
공모 규모를 줄이고 몸값을 낮췄으나 이것이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한 IPO 시장의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수요예측, 일반청약의 흥행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2월 대명에너지가 처음 공모 절차를 밟을 당시, 에너지 기업의 투자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특별한 이슈도 없었고 증시도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규모도 전체적으로 줄고 희망 공모가 범위도 낮아진 만큼 안정적으로 증시에 안착하겠으나, 여러 요인들로 수요예측·일반청약의 흥행까지 기대하긴 어려울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