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월세 수령·배우자 그림 판매 의혹에는 적극 반박
"총리 막중한 소임...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 펼칠 것"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2일 한 차례 연기 끝에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다만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재직할 당시 받은 연봉이 경제부처 전직 관료들이 받은 연봉의 2배 수준인 데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에게 날 선 질문을 받았다. 그에게 제기된 △김앤장 고액 고문료 △통상 관련 공직 근무 중 AT&T 등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고액 월세 수령 △배우자의 그림 판매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특히 이들은 한 후보자의 김앤장 근무를 두고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공직과 김앤장을 오가며 근무했던 이력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 후보자는 2002~2003년, 2017~2021년 두 차례에 걸쳐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 그는 급여로 21억2800여만원을 받았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에서) 저의 행동이 특정 케이스에 관여된 것이 한 건도 없다"며 "후배 공무원에 전화하거나 부탁한 게 없어서 전관예우라고 인식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를 설명하고, 공공외교를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공적인 여러 직책에서 경험과 능력을 쌓은 사람이 민간에 가서 국가를 위해 도울 길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직과 김앤장을 오가며 근무했던 점과 고액의 고문료를 받았던 점에 대해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송구스럽다”며 자세를 낮췄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앤장 고액 보수 및 회전문 인사 논란에 대한 의원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앤장 고액 보수 및 회전문 인사 논란에 대한 의원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자는 통상 관련 공직 공무 중 AT&T 등 외국계 기업에 자신이 보유한 서울 종로구 3층 단독 주택을 임대한 데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해충돌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해당 기업에 특혜를 주거나 회사의 책임자를 만난 적이 없다”며 “거기에 대한 소득은 철저하게 종합 소득이었으며, 세금을 다 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계약서 등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지적에는 “2007년 (인사청문회 때) 이미 검증됐다고 생각한다”며 “(오래전이라)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드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배우자의 그림 판매 논란에도 입을 열었다. 민주당 청문위원들은 한 후보자 배우자의 그림이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부인인 송모 씨와 부영주택 등에 판매된 것을 두고 “한덕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 후보자는 “집사람은 제가 공직에 있을 때는 단 한 차례도 전시회를 안 했다. 이런 오해를 받을까 봐 안 한 것"이라며 "제가 공직에서 떠난 다음인 2012년 한 번과 작년 한 번 한 것이 전부다. 만약 제 덕을 보려고 했다면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전시회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자는 론스타와 관련된 의혹에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가 2014년 우리 정부와 론스타 간 국제투자분쟁(ISDS) 소송 당시 자신의 책임을 피하고자 론스타에 유리하게 진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덕수 인사청문특위 소속 민주당 이해식 의원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답변서에 ‘한국 사회의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이 너무 강하고,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 그리고 언론 모두가 외국 자본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 문제’라고 적었다. 

한 후보자는 “그런 얘기를 한 적 있지만, 론스타와 전혀 관련이 없는 시각에서 한 것”이라면서 “부총리로 재직할 때 출입기자들과 등산을 다녀오며 'FTA(자유무역협정)도 해야 하고, 여러 과제가 있는데 국민을 이해시키는 데 저항이 많다'는 고민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론스타의 해석이 틀렸다는 데 조목조목 반박했다”며 “론스타는 제가 얘기한 일부분을 갖고서 전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몰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설사 (국민) 일부가 그런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정부는 단 한 번도 외국인에 대해서 차별한 적이 없다”며 “외국인들은 국내법에 따라서 (경영을) 해야 한다고 (론스타 측에) 반박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후보자 청문회는 당초 지난달 25일과 26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자료 부실 제출 논란 속에 민주당과 정의당이 청문회 참여를 거부하면서 개최가 연기됐다.

한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무총리직 제안을 받고 저는 적지 않은 고뇌가 있었다. 더욱이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이기에 자리의 무게를 감당할만한 역량이 있는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과 걱정이 컸다"면서 "국무총리의 막중한 소임이 주어진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을 위한 행정을 펼쳐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