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연령 넓어지면서 어린이보험 대신 자녀보험으로 개정·신상품 출시

100번째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교정에서 북구청직장어린이집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다/제공=연합뉴스
100번째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교정에서 북구청직장어린이집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다/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보험업계 대세 상품인 어린이보험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로 자녀들의 취업과 결혼, 출가가 늦어지면서 어린이보험의 가입연령이 30세에서 최대 35세까지 넓어졌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최근 상품개정과 신상품 출시때 ‘어린이보험’이라는 상품명 대신 ‘자녀보험’이라는 이름을 더 선호하고 있다.

사실 어린이보험의 전신은 교육보험이다. 1950년대 후반 판매되던 교육보험은 자녀의 수가 줄고, 학자금의 니즈가 떨어지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질병, 상해 등에 초점을 맞춘 어린이보험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등에 발맞춰 보장범위 및 담보를 강화하고, 가입연령을 확대한 자녀보험이 앞으로 어린이보험의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 리딩컴퍼니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 출시해 4일만에 1만건 이상 판매된 ‘꿈나무 어린이보험’을 개정해 ‘꿈담은 자녀보험(무배당)’으로 출시했다.

이 상품은 7세부터 3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특히 15세부터 30세도 별도의 어린이전용 인수 기준을 적용받아 가입이 가능하다. 삼성생명의 ‘꿈담은 자녀보험’은 가입연령을 7세부터 30세까지로 늘리면서 상품명을 어린이보험에서 자녀보험으로 바꿨다. 보험기간은 20년 만기, 보장 나이도 최대 30세에서 50세까지로 늘렸다.

롯데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가입연령을 35세까지 늘린 ‘렛:플레이(let:play) 자녀보험Ⅱ(토닥토닥)’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가입연령을 35세까지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가입 시 만기를 100세까지 선택할 수 있어 노년이 될 때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이 올해 초 선보인 ‘KB금쪽 같은 자녀보험’은 기존 어린이보험이 보장해온 ​자녀의 신체적 건강에 대한 보장에 더해 정신건강에 대한 영역까지 보장을 확대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자녀 양육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오은영 아카데미와 제휴해 제공하는 심리검사 부가서비스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른 입소문을 타며 자녀보험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보험사들은 최근 어린이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올해 각 보험사들은 어린이보험의 새로운 담보를 개발하고, 보장범위를 크게 넓혔다. 특히, 어린이보험의 가입연령을 30세 또는 35세까지로 확대했다.

그동안 어린이보험은 계약시기에 따라 출생 이전 태아와 산모까지 보장하는 태아보험과 출생 이후 계약기간을  보장하는 어린이보험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최근 가입연령을 성인인 20대에서 30대까지 확대하면서 어른이보험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어른이’는 어린이와 어른의 합성어다.

어린이보험의 가입연령이 30세에서 35세까지 넓어진 이유는 저출산·고령화에 자녀들의 취업과 결혼 등이 늦어진데다 집값까지 치솟으며  출가가 늦졌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들이 아직 출가하지 않은 자녀들의 보험을 리모델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 등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은 성인이 된 자녀들의 보험을 다른 상품과 비교해 경쟁력이 좋은 어린이보험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녀보험의 30세 또는 35세 등 가입연령 제한이 성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계약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한 대형 GA 관리자는 “어린이보험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납입면제 기능 등이 매력적인 상품이다”라며 “최근 입소문을 타며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회초년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앞으로 상품을 갱신하거나, 신상품을 출시할 때 어린이보험이라는 이름 대신 자녀보험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도 시대의 상황에 따라 담보와 보장, 가입연령이 바뀌고, 이에 맞춰 상품의 이름도 바뀐다”며 “보험업계 대세로 떠오른 어린이보험이라는 이름은 앞으로 자녀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서서히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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