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디지털 전환 등으로 보험사의 인력구성 빠르게 변하고 있어”

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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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보험사 임직원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보험계리사, 정보기술(IT) 개발자 인력 모시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전문인력을 모시기 위해 웃돈까지 주며 스카우트하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손해보험사 임직원 수는 5만3750명으로 전년 5만5791명보다 2041명 감소했다. 생명보험사는 제판분리 등의 영향으로 1년새 1703명 줄었고,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손해보험사도 338명의 임직원이 감소했다.

보험사들은 희망퇴직 등으로 임직원을 줄이는 반면, 보험계리사와 IT 개발자 등 전문가 채용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 소속 보험계리사는 1114명으로 전년 동기 1057명 대비 57명,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보사 소속 보험계리사는 638명으로 전년 동기 580명 대비 58명, 10% 증가했고, 손보사 소속 보험계리사도 477명에서 508명, 6.5% 늘어났다.

2010년대 초만 500명대에 불과했던 국내 보험사 소속 보험계리사수는 2014년 처음으로 900명대에 진입했고, 5년 뒤인 2019년 1026명으로 1000대에 진입 이후 증가세는 더 빨라지고 있다.

보험계리사는 보험 관련 회계 전문가를 말한다. 보험사의 투자·경영·재무 등 전반적인 위험을 평가·진단해 손익을 계산하고, 보험상품 개발에 대한 인허가 업무를 보거나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을 산출하는 등 보험사업 전반에 걸친 수리·통계분석 업무를 맡는 직책이다.

보험계리사 증가세는 내년 도입을 앞둔 새국제회계제도(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때문이다. IFRS17은 부채를 시가평가하고 발생주의를 원칙으로 수익-비용을 전체 보험기간 동안 인식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을 산출하는 보험계리사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다.

보험업계는 IFRS17 도입 시 보험계리사 3000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경험이 많은 베테랑 보험계리사를 웃돈을 주고 스카우트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신입사원 채용 시 보험계리사 자격증 보유자는 별도로 뽑고 있으며, 기존 직원들에 대해서도 계리사 자격증 취득까지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 보험계리사 만큼이나 귀하신 몸이 IT 개발자 인력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해 IT 개발자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인재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사가 디지털 인력 충원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보험사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미진한 디지털 전환 때문에 디지털 인력들은 보험사 입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보험사의 핵심부서가 영업, 심사, 보상, 기획 쪽이다 보니 연봉이나 인센티브 등 처우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빅테크, 은행 등 다른 산업에서도 IT 인력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어 보험업계 IT 인력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IFRS17 도입, 디지털 전환 등으로 보험사의 인력구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보험계리사, IT 개발자 등 인력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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