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부자재가격·물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 악화
판매 채널 다각화 등 통해 시장 회복 시점 기대
[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원·부자재 및 물류비 급등, 주택 거래량 감소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향후 시장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포트폴리오와 판매 채널 다각화 등 중장기 플랜 가동에 들어갔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이 지난 1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샘의 지난 1분기 매출은 52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보다 4.9%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1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0.2% 급감했다.
한샘은 “주택 매매 거래량이 절반 수준 이하로 줄면서 리모델링, 인테리어 가구 구매 수요가 모두 감소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의 지난 1분기 매출은 3687억원, 영업이익은 29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0.3% 감소했다.
에넥스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85억원으로 전년 동기간보다 19.7% 줄고, 영업손실 41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까사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신세계까사의 1분기 매출액은 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년 만에 흑자전환했지만 1억원에 그쳤다.
업계가 지난 1분기 실적 부진을 겪는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한 탓이다.
특히 가구 제조에서 주요한 원재료인 파티클보드(PB)와 가공목재(MDF)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와 함께 국제 컨테이너 비용 등 물류비와 환율 상승,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한 주택 거래량 역시 영향을 끼쳤다.
업계는 우선은 실적 방어를 위해 가격 인상으로 대응했다. 한샘은 지난 2, 3, 4월 각각 창호·도어 제품, 부엌·바스·마루·벽지 제품, 침대·소파 등 가구 제품의 가격을 차례로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는 1월에, LX하우시스는 3월에 제품 가격을 올렸다. 퍼시스그룹 계열 가구업체 일룸은 이달 초 침대, 소파 등 주요 품목 가격을 평균 3~4% 올렸다. 신세계까사는 내달 1일부터 제품 가격을 최대 10%까지 인상한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실적 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업체가 가격을 인상시킨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면 소비 심리 자체가 위축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포트폴리오 및 판매 채널 다각화 등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마련에 들어갔다. 추후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거래량이 회복됐을 때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한샘은 ‘리빙 테크기업’으로 도약에 나선다. 가구 제조 뿐만 아니라 플랫폼 개발을 통한 인테리어부터 시공, AS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LX하우시스는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백화점과 전국 주요 상권에 ‘LX Z:IN(지인) 인테리어 지인스퀘어’를 연이어 선보이고 AS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인테리어 패키지화를 계속해 추진한다.
현대리바트와 신세계까사는 모회사의 유통 채널을 활용해 체험형 매장을 늘리는 등 고객 경험에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에몬스도 최근 종합 가구 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제안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사업을 확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부 환경 악화로 가구 업계의 단기적인 실적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방역대책 및 대출규제 완화 등이 시장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며 “추후 악재들이 해소되고 인테리어 시장이 활발해질 것을 대비해 고삐를 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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