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태지역 4개국 초청
러·중 포위 방안 논의 될 듯…관계 악화 우려도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다면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외교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를 압박하는 동시에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토는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국 정상을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대통령실 경호팀과 의전팀 등이 사전답사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도 참석하는 방향으로 일정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확답은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달 초 나토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급속한 군사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新)전략 개념 문서를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들이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나토가 중국을 주요 위협국으로 규정한 공식 문서를 채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중국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한미 수교 140주년 기념해 열린 아산심포지엄에서 “나토 회의에서 주 논의는 러시아 위협, 중국의 위협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대응은 군사적 옵션까지 포함되는 만큼, 대통령이 참석하면 다른 시그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의미가 맞물려 있다는 측면에서 ‘기우’에 머물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 때 중국의 눈치를 봐서 우리가 뭘 얻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면서 “지금은 새로운 블록화가 형성되고 있고, 러시아·중국 혹은 미국 가운데 양자택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중립국’으로 여겨졌던 핀란드(군사)와 스웨덴(일반)이 최근 나토에 가입한 점을 주목해 그들이 왜 이러한 결정을 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외교 무대에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모두 상징성을 가지는 만큼, 윤 대통령이 (나토 회의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참석한다는 그 자체에 상당한 의미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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