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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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가시밭길을 걷던 항공업계가 최근 국제선 확대로 리오프닝을 기대했지만, '고유가·고환율·고금리' 삼중고에 다시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가 부담하는 항공권이 비싸지는 것은 물론, 항공 수요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은 항공사의 재무 건전성을 떨어뜨리는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은 2009년 7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한 바 있다. 높은 환율은 달러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지급해야 하는 항공사 입장에선 외화 부채상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달러 강세 현상이 부채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연료를 사고, 항공사를 운영하는 모든 것이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순외화부채가 약 41억달러(약 5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환율 10원 변동 시 약 41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하게 된다. 저비용항공사(LCC)역시 고환율로 인한 경영 부담이 더욱 크다.

고금리 현상도 항공사들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항공사들은 대부분 항공기를 구매할 때 금융권의 리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자에 따른 부담이 크다. 만약 평균 금리가 1% 오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약 450억원, 약 328억원의 추가 이자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역대 최고치를 경신중인 유류할증료도 걱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여파로 유가도 뛰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77.08달러로 한 달 전보다 20.8% 올랐다. 지난해 동기 기준으로는 128.9% 상승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헤지와 유가 선도계약을 통해 고유가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이런 환경이 장기화될 경우 고유가에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고, 이는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공급이 없으므로 항공권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국제선 운항이 90% 감소했으나, 현재는 운항 횟수가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항공유 헤지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항공권 가격 상승을 그나마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업계의 외상변수로 인한 삼중고와 소비자들이 느끼는 비싼 항공권은 정부의 국제선 공급확대를 통해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의 잠재력 수요는 커지고 항공권 가격 인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정부와 소비자들에게 항공권 가격 인상의 이유를 잘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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