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빅스텝…"금리 인상폭·속도, 성장·물가 등 점검하며 판단"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한국은행이 당분간 소비자물가는 6%를 웃돌 것이라며 앞으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13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인상했다.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결정으로 금통위는 올해만 네 번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날 0.50%포인트 인상 결정은 금통위 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 배경에 대해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광범위해졌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라며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선제적 정책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인상 조치와 함께 이날부터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여수신이율'을 개정해 금융중개지원대출 중 상시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는 연 0.2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상 결정의 배경은 높은 물가 상승세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여타 품목도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6%로 크게 높아졌다"라며 "근원인플레이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모두 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금년중 상승률도 5월 전망치 4.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상당기간 4% 이상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금통위는 향후 세계경제,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의 방역조치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물경기에 대해서는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했으며 설비투자는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라며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가 이어지는 등 개선세를 지속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주요국 성장세 약화의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금년중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 2.7%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장기시장금리가 국내외 정책금리 인상 기대로 상당폭 상승했으며 주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고 봤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글로벌 미 달러화 강세에 영향받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월에 비해 3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이 5조4000억원 늘어난데 힘입어 전체 규모는 6조원 늘어났다. 주택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라며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판단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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