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시청에서 열린 '서울 청년이 그린다' 콘퍼런스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시청에서 열린 '서울 청년이 그린다' 콘퍼런스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불과 80여일 만에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도부 붕괴 국면에 접어든 데 대해 “안타깝고 착잡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와 베트남 해외 출장 중인 오 시장은 지난 2일 오후 베트남 호찌민시 쉐라톤 사이공 호텔 앤드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가 빨리 안착할 수 있도록 일치단결해 도와주고 끌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송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새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총력 지원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른 시일 내 당 리더십이 안정될 수 있도록 모두 자중자애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면서 당 일각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데 대해 선을 긋기도 했다. 

오 시장은 “권 원내대표가 일을 시작하고 대표 권한대행까지 맡으며 실수가 좀 있었지만 그걸 계기로 그만둬라, 새로 뽑자고 하는 건 과하다”며 “이준석 대표가 중도사퇴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고 한 것과 똑같은 입장에서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것 역시 득보다 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당대표 직무대행 자리는 이미 내려놨으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원내대표까지 그만두라고 힘 빼는 건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원내대표에게 최소한의 기회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지금의 리더십을 좀 더 지켜보면서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송주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서울시가 국민통합 차원에서 매입해주길 유족들이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송주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서울시가 국민통합 차원에서 매입해주길 유족들이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오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매입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국회 취재진의 카메라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송주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동교동 사저는 정치사적 의미가 큰 만큼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기보다는 서울시가 위탁 관리하는 게 좋겠다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김홍업 전 의원(김 전 대통령 차남)이 가족들과 의견을 모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조 의원이 자리를 마련해줘서 서울시청에서 김홍업 씨를 만났고 해당 부서에서 검토했는데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결론"이라며 "3남 김홍걸 씨 명의로 상속된 그 집이 매우 큰 액수로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데 그걸 풀지 않으면 서울시에 팔 수도, 기부채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장애요소가 해결되지 않으면 서울시는 진전된 논의를 이어가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김홍업 씨도 충분히 이해하고 돌아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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