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지현 기자] 서울 서초구의 대규모 재건축단지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 경남 통합재건축)' 조합이 늘어난 공사비 해결을 놓고 조합원간에 경찰 고발이 이뤄지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6일 원베일리 조합에 따르면 일부 조합원들이 상가 통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도시정비법 위반 등을 문제삼아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베일리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조합측에 자재비 급등을 이유로 14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자, 고속터미널 앞 단지 보유 상가를 통매각해 관련 자금을 확보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관련 분쟁이 법정 다툼으로 번질 경우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통해 신속한 공사 진행을 꾀하겠다는 조합의 계획이 틀어지는 것은 물론 제2의 둔촌주공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일 회원수 2250명에 달하는 원베일리 조합원 인터넷 카페에는 상가 통매각과 관련 방배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조합이 1700억원 상당의 단지 내 지하3층~지상5층 규모 근린생활시설(상가) 매각을 결정하면서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결정했다는 이유였다. 

매각 대상은 상가 일반 분양분 및 조합 보유분 132개 호실로, 전용면적은 6380㎡에 달한다. 

해당 게시물의 글쓴이는 "상가 일괄매각과 관련해 검토한 자료 일체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검토자료가 없었다"며, "바로 고발장을 방배경찰서에 제출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합이 상가를 통매각하려면 전문 용역업체를 통해 검토를 거쳤어야 하는데, 지난 달 19일 상가통매각 관련 검토자료의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관련한 자료는 이사회 및 대의원회 안건자료 뿐이었다고 했다. 1700억원 상당의 상가 매각을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했다는 의미다. 

그는 "상가 통매각에 관련해 검토자료가 없다면 업무상 배임이고, 검토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공하지 않았다면 도정법 위반"이라며, "어떤 이유로 통매각을 실시하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바로 매각 의결을 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짚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가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의 제한을 받지 않고 시가에 팔 수 있는데 통매각을 할 경우와 통매각을 안할 경우를 비교해 매각의 근거로 삼은 것이 아니라, 통매각을 하는 경우와 조합원 공급가를 비교해 이익이 날 것이라는 주장하는 것은 매각의 이익을 주장하는 근거로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공사비 검증을 위한 기준을 정하고, 당초 공사비 내역을 검증해 1400억원 증액이 타당한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10월24일 도입된 공사비 검증제도에 따라 관련 내용을 전문기관인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검증받아 분쟁과 비리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조합은 지난달 27일 나라장터에 상가 일괄매각을 위한 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12일 오후 4시에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관련한 게시물은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