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24일 "형제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순수하다고 생각했지만 착각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사 태도를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구속기소됐다가 1년 만인 지난 20일 구속 기한 만료로 출소했다. 그는 최근 검찰에 불법 대선자금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김 부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유 전 본부장은 "감옥 안에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것을 깨달았다. 1년을 참아왔다"면서 "형제들이라고 불렀던 사람들과 함께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의미하면 또 장비(자신의 별명) 아니겠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와보니 '내가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었구나'라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울 때 진면목을 본다고 하지 않나. 배신감일 수도 있는데 제가 좀 착각했다"며 "여기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참 비정한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마음이 평화롭고 홀가분하다. 편하게 다 이야기할 수 있다. 조사도 그렇게 임하겠다. 예전 조사 때는 그런 (보호) 책임감을 가졌다면 이젠 사실만 갖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동안 이 대표 측에 책임을 미루기보다는 대장동 사업 설계 자체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엔 이 대표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이어가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의 발언은 그동안 '의형제'처럼 지냈던 김 부원장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입을 닫았으나, 더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유 전 본부장은 법원에 신변보호 조치를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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