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탑재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 3일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XM3 이테크(E-TECH) 하이브리드(이하 XM3 하이브리드)’ 시승 행사에서 이같이 차량을 소개했다. 르노코리아는 XM3 하이브리드 출시 전부터 ‘전기차와 유사하다’는 점을 홍보하는데 집중해 왔다.
이는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를 구매할 여건이 안되는 소비자에게 XM3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르노코리아의 전략이다. 특히 전기차를 구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선한 자신감도 엿보였다.
행사장에서 처음 마주친 XM3 하이브리드는 지난 2020년 출시한 XM3의 쿠페형 SUV 디자인이 그대로 이어져 날렵한 모습이다.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구분되는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띈다.
먼저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표현한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가 기본 적용됐으며, 하이브리드 전용 컬러로 일렉트릭 오렌지 및 웨이브 블루 색상도 추가됐다.
특히 이번 시승차량에는 인스파이어 디자인 패키지도 추가 장착돼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더욱 스포티해 보이는 이 패키지는 △18인치 다이내믹 블랙 투톤 알로이 휠 △블랙 투톤 루프 및 블랙 아웃사이드 미러 커버, △하이글로시 블랙 B 필러 및 벨트 라인, △블랙 헤드라이너 등이 적용됐다.
실내는 기존 모델과 비슷해 익숙했다. 다만 기어 노브에 'B(브레이크)-모드'가 ‘D/B’ 전환 방식으로 탑재된 점이 달랐다. 브레이크 모드는 전기차에 탑재된 회생제동 기술로,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다.
브레이크 모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한 감속과 함께 배터리 충전이 이뤄진다. 회생제동 단계는 선택할 수 없었지만, 운전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최적의 강도로 설정됐다. 저속 주행할 땐 가속 페달로만 주행하는 원페달 드라이빙도 가능했다.
기존 모델과 다소 비슷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주행을 시작하자 확연히 다른 하이브리드의 성능이 느껴졌다. 르노코리아가 XM3 하이브리드 라인업 추가 수준이 아닌, 신차 출시 급으로 시승 행사를 준비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승은 부산 기장군에서 울산 울주군을 왕복하는 116㎞ 코스로 구성됐다. 절반은 직접 운전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조수석에서 동승자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정숙성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도 정차 중 엔진 소음이 없지만, XM3 하이브리드는 일반 시내주행에서도 엔진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XM3 하이브리드가 시속 50㎞ 이하 도심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XM3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잔여 용량과 운행 속도에 따라 100% 전기차 모드로 주행도 가능하다. 실제 시내 및 저속주행 중 계기판에 나타난 ‘EV’ 표시로 전기차 모드에 들어갔음을 알 수 있었다.
고속도로 주행에선 부족하지 않은 힘과 함께 조수석과 대화가 전혀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정숙함을 보였다. 특히 장거리·장시간 주행에 필수인 주행보조 기능은 불안하지 않은 차선 유지와 앞차 간격을 보이며 운전 피로감을 줄여줬다. 이는 고속화 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HTA) 기능 덕분이다. 다만 이 기능은 인스파이어 트림에만 탑재된다.
XM3 하이브리드에는 △오토 홀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정차 및 재출발) △차간거리경보시스템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 △차선이탈방지보조시스템(LKA) △오토매틱하이빔(AHL) 등의 주행 안전 및 편의 기능이 전 트림 기본 장착됐다. 인스파이어 트림에는 HTA 기능을 비롯해 △e-시프터 △이지 커넥트 9.3인치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다.
시승을 마친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을 꼽으라면 역시 ‘연비’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불리한 고속도로 구간이 많았지만, 116㎞ 주행 최종 연비는 20.3㎞/ℓ가 나왔다. 브레이크 모드 및 전기차 모드를 확인했던 구간에선 연비가 23㎞/ℓ 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이는 XM3 하이브리드의 복합 공인 연비가 17.0㎞/ℓ(도심 17.4㎞/ℓ·고속 16.6㎞/ℓ)인 점을 고려할 때, 실연비에 강해 보였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서울 양재동 등 서울 도심 출퇴근 구간에선 연비가 24㎞/ℓ까지 나온 적도 있다”고 귀뜸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실구매 가격(개소세 인하 및 친환경차 세제혜택)은 △RE 3094만원, △INSPIRE 3308만원, △INSPIRE(e-시프터) 333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