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평소 인연으로 편한 대화…취재와 무관"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들을 따로 불러 대화를 나눈 것이 드러난 가운데 대통령실은 "평소 인연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권은 언론에 동등한 취재 기회가 제공되지 않은 것은 엄연한 ‘차별’이라며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이하 현지시간) 태국 발리에 마련된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 중앙기자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들을 따로 만났다’는 보도에 대해 “대통령이 평소 인연이 있어서 이동중에 편한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면서 “해당 대화는 취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신문은 윤 대통령과 순방 취재 기자단이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을 떠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채널A와 CBS 기자를 따로 불러 1시간 가량 대화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승무원은 전용기가 이륙한 지 한 시간 가량 지났을 때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고, 해당 기자들은 대통령 전용공간으로 이동했다. 대통령 전용기는 앞 쪽은 참모들이, 뒷부분은 기자들이 사용한다.
대통령실이 해명에 나섰지만 야권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대통령실이 이번 순방에서 ‘편파 보도’를 이유로 MBC측에 전용기 탑승을 허락하지 않은 것과 연계해 언론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적 공간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대행하는 언론에 동등한 취재 기회가 제공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면서 “이를 망각한 대통령 모습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그릇된 인식과 편협한 언론관만 확인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정상회담 취재 불허 등을 언급하며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이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행태다. 윤 대통령이 언론탄압과 길들이기에 나선 것은 결국 현 정부가 국정 무능과 실패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도 “윤석열 정부의 언론 차별과 통제가 점입가경"이라며 "마치 검사가 마음에 드는 기자에게만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하는 범죄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익숙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위 대변인은 "이제 그만 검사복은 벗고 대통령으로서 그에 걸맞은 자격과 태도를 보여달라"며 "고작 취임 6개월만에 국격도, 자유도, 공정도, 상식도 땅에 떨어졌다는 국민 한탄이 들리지 않나. 언론의 자유와 공정한 취재편의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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