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이달 들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출고 대기 기간이 다소 짧아진 모습이다.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계약 취소가 늘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수입차의 경우 연말 재고 할인 경쟁이 붙으면서 차를 빨리 받을 수 있게 됐다.
12일 영업일선에 따르면 최근 인기 국산차의 경우 출고 대기기간이 3~5개월 짧아졌다.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 가솔린차는 10~12개월, 하이브리드는 2년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이달 들어 각각 9~10개월, 20개월로 안내되고 있다. 1년4개월 이상 걸렸던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2개월 정도 단축됐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 인기 수입차 역시 6개월~1년 대기하던 것이 최근 일부 트림의 경우 3개월 내 출고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11월말 출시된 현대차 신형 그랜저까지 대기기간이 줄었다. 사전계약 당시 ‘1년 이상’으로 고지되던 출고대기가 최근 9개월까지 단축된 것. 1년6개월~2년 이상 기다려야했던 국산 전기차 계약자들도 2~3개월 정도 줄었다는 안내를 속속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회사들은 3분기 이후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수급 확대로 생산대수가 늘었다는 설명을 내놨다. 실제 국내 완성차 5개사는 국내외 시장에서 10월 64만5239대, 11월 65만5419대 판매고를 올리며 전년 동기 각각 16.8%, 13.8% 증가세를 기록했다. 증산에 따른 대기수요 해소가 주 요인이라는 게 각사 분석이다.
하지만 국산차의 경우 할부 계약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연초 2~3%대였던 신차 할부금리가 이달 들어 7%대 중반~10% 초반까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 일반적으로 자동차 할부금은 계약 시점이 아닌 출고 시점에 맞춰 금리가 결정된다.
연초 3000만원대 국산차를 36개월 할부로 계약한 소비자가 이달 차를 출고할 경우 이자 부담이 200만원 정도 커진다. 차 가격이 5000만원대라면 추가 이자만 500만원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비용에 민감한 국산차 구매자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배경이다.
연식변경에 민감한 수입차의 경우 재고할인으로 연내 막바지 판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아우디 대표 세단 A6의 경우 트림 및 판매사에 따라 800만~1000만원 할인 판매한다. A5 스포트백은 13~15% 할인율이 적용된다. 전기차 e-트론은 1000만~1400만원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이달 BMW 5시리즈는 1000만원 내외, 폭스바겐 아테온은 1000만~1200만원 할인조건이 제시됐다. 벤츠 전기차 EQS도 900만원 이상 할인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산차 영업 일선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종료 후 물류 장애가 해소된 부분도 있지만, 패널티를 감수하더라도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할부 금리가 한 달 사이에 2% 이상 오른 곳도 있어서 안내가 곤란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이후 신차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은 차라리 내년 이후 (금리 및 생산) 상황을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겠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