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포터2.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포터2.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소상공인의 발’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의 디젤 모델이 단종된다. 빈 자리는 LPG차가 채울 전망이다.

18일 환경부는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 관련 설명자료에서 택배용 차량으로 활용될 국산 LPG 신차가 2023년 12월 출시 예정이며, 신차 판매시점 등을 고려해 개정안 시행 시기를 2024년 1월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은 당초 4월3일 시행 예정된 법안으로, 노후차 교체 또는 신규 택배 사업자가 전기차 또는 LPG차 등 친환경차를 의무 구매해야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택배업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차는 포터와 봉고다. 

문제는 포터 및 봉고 전기차로는 택배차 교체수요를 맞추기 턱 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택배 업계에서는 개정안 발표 이후 소상용 전기차의 출고 대기기간이 1년 이상에 달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기아 봉고 III EV 내장탑차(표준형) 사진=기아 제공
기아 봉고 III EV 내장탑차(표준형) 사진=기아 제공

환경부는 포터 LPG(가칭) 등의 생산계획을 고려했을 때 대체 물량은 충분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말 생산 이후 포터 및 봉고 LPG 차량이 월 1만대 규모로 공급 가능할 것으로 환경부는 추산했다.

포터 LPG에 대한 논의는 자동차 업계에서 이미 오래됐다. 현행 포터 및 봉고도 자체적으로 LPG 라인업을 보유했었다. 하지만 포터 LPG는 판매 부진 등의 이유로 2003년 단종됐고, 국내 유일 순정 LPG 트럭이었던 봉고 LPG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생산 중단된 바 있다.

신형 포터 LPG 등에는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린 LPG 직분사 엔진이 탑재된다. LPG 업계의 숙원이었던 신형 엔진의 양산화가 올해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미 2010년대 초부터 LPG 업계와 협업. LPG 직분사 터보 엔진을 연구해왔다. 성과가 공개된 건 지난 2013년이다. 당시 현대차는 1.4ℓ LPG 직분사 터보 엔진 'T-LPDi'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후 2018년 T-LPDi 엔진을 탑재한 봉고가 제40회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ENVEX2018)에 출품되며 양산화 가능성을 알렸다.

2018년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에 공개된 포터 T-LPDi 엔진 버전. 사진=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조직위
2018년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에 공개된 포터 T-LPDi 엔진 버전. 사진=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조직위

T-LPDi 엔진은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액화 천연가스를 엔진 실린더 내에 직접 분사하고, 과급기(터보)로 공기를 밀어넣어 성능과 연료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T-LPDi 엔진이 기존 LPG 엔진보다 연료효율은 10% 이상 높고, 성능면에서도 동급 배기량의 디젤 엔진과 동일하거나 출력 면에서는 앞설 것으로 본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지난해 봉고 LPG 생산을 중단한 것도 신형 엔진 버전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환인 것으로 안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협력업체들은 LPG 소상용차 양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현대차의 경우 일부 생산 라인도 조정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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