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대표 후보자. 사진=KT
윤경림 KT 대표 후보자. 사진=KT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KT ‘윤경림호’의 출항 준비가 만만치 않다. 윤경림 대표 후보자가 구현모 현 대표와 함께 검찰 수사 대상이 됐는가 하면, 내부에서 대표 선임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또 사외이사가 줄사퇴하며 이사회 구성도 난항에 빠졌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구 대표와 함께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두 사람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됐다. 지난 7일 시민단체인 ‘정의로운 사람들’이 서울중앙지검에 두 사람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구 대표와 윤 후보자가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 장악을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자는 현대차-에어플러그 인수 이후 모종의 역할을 한 공을 인정받아 KT에 재입사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에 KT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자는 자신의 선임을 반대하는 KT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을 설득해야 하는 처지에도 놓였다. 최근 현대차가 윤 후보자의 선출이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KT 측에 전했기 때문이다.

그간 현대차는 주총에서 있을 대표 선임 표 대결에서 윤 후보자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현대차가 제동을 걸면서 주총 표 대결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는 KT 지분을 7.79%(현대차 4.69%, 현대모비스 3.1%) 보유하고 있다.

윤 후보자는 사외이사들의 연이은 사퇴라는 돌발 변수에도 직면했다. 이강철‧벤자민홍 사외이사에 이어 임승태 사외이사 내정자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사외이사 3명이 잇달아 물러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의 사퇴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윤 후보자의 선임에 대해 여당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권이 정치적인 입김을 작용해 윤 후보자를 흔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업계에서 나온다.

KT는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임 사외이사 내정자 사퇴 사실을 공시하면서 “윤 후보자는 대표이사에 선임될 경우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윤 후보자의 요청에 따라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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