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 제공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미 환경보호청(EPA)이 12일(현지시간)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새 규정을 발표했다. 당초 예상됐던 것과 같이 2032년부터 미국 내 신차 판매의 3분의 2(67%)를 전기차로 전환해야 달성 가능한 엄격한 기준이다.

미 EPA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공공보건 개선 및 개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배출 감축안에 따르면, 오는 2027~2032년 교통부문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2026년 대비 연 평균 13%씩 감축, 2032년 56%까지 줄여야 한다.

예를 들어 새 규정에 따르면 2032년 승용차와 경형트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평균 82g/마일로 제한된다.

EPA는 ‘2027-2032 규정’에 따라 미국 내 교통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2055년까지 90억톤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2년 미국 내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포드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 사진=포드 제공
포드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 사진=포드 제공

또, EPA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특정 추진기관’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배출량 기준만 충족한다면 어떤 파워트레인을 선택할지는 자동차 회사의 몫이라는 것. 

마이클 리건(Michael Regan) EPA 장관은 “특정 기술(내연기관)을 산업계에서 몰아내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새 규정은 실제 성능을 기반으로 한 표준으로 전기차만을 판매하라는 강제 명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 기준을 충족하려면 2032년까지 미국 내 자동차의 67%를 전기차나 수소차 등 ‘배출가스 0’ 자동차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산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1년 발표한 기준보다 한층 엄격한 것이다. 당시 미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 내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EPA는 상용차 부문 탄소배출 감축안도 발표했다. EPA는 203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버스와 중형트럭의 50%, 단거리 화물 상용차 중 35%, 장거리 화물차 중 25%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2024년 초 시행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산업계에서는 EPA의 새 규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기차 보급 촉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인정하지만, 전기차 생산 설비나 충전 인프라, 배터리 원자재 수급 등 모든 측면에서 무리한 목표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GM과 토요타, 현대차그룹, 폭스바겐 등이 소속된 미국자동차협회(AAI)는 성명문을 통해 “충전 인프라, 공급량, 전력망 복원력, 저탄소 연료 및 주요 광물의 강용성 등 차량 생산 외부 요인이 EPA가 제시한 표준 달성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이번 법안의 시행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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