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 파킹통장에 서비스 탑재…토뱅, 정기예금 흥행
수협銀 'Sh매일받는통장' 선봬…고객·유동성 확보가 목적
예적금 우후죽순 출시, 금리 높은 변동성…매력 하락 요인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시중은행들이 이자를 미리 지급하는 금융상품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 3사와 수협은행이 최근 관련 상품을 내놨고, 눈에 띄는 성과도 소개됐지만 금리 변동성이 크고 상품 자체 매력도 느끼지 못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상품을 출시한 네 은행 간 서비스 경쟁은 치열해지겠으나, 시중은행의 신규 유입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자를 먼저 받을 수 있는 은행의 금융상품은 크게 정기예금, 파킹통장으로 나뉜다. 정기예금은 은행권 중 유일하게 토스뱅크가 내놓은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이 주목 받고 있다. 출시 약 한달 만에 판매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흥행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 상품의 금리는 연 3.5%로, 가입한도는 100만~10억원, 가입기간은 △3개월 △6개월이다. 고객이 만기를 채웠다면 최대 3회까지 자동 재가입할 수 있으며, 오는 17일부터는 1인 1계좌 가입제한도 사라져 원하는 만큼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수협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선이자 지급 상품은 모두 '파킹통장'이다. 파킹통장은 정기예금과 달리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고, 금리가 수시로 바뀐다는게 특징이다.
먼저 수협은행은 지난달 파킹통장인 'Sh매일받는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최고 연 3.0% 금리가 제공되는데, 매일 최종 잔액에 따라 금리가 적용된다. 고객은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통해 전일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도 이달 24일 전후 세이프박스에서 고객이 원할 때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상품은 연 2.40%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이다. 기존 약관엔 매월 넷째주 금요일 이자를 정산·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자를 먼저 받을 수 있다는 수요가 최근 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약관을 개정했다는게 은행 측 설명이다.
케이뱅크도 올해 1월 '플러스박스'에서 이자를 바로 지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플러스박스는 최고 연 3.0%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으로, 최대 3억원까지 맡길 수 있다. 초과금액은 플러스박스에 연결된 입출금통장으로 입금된다.
은행 4곳이 선이자 지급 방식을 상품에 도입한 이유는 고금리를 기반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근 1~2년 금리인상기가 계속되면서 시중의 유동성은 은행으로 쏠렸다. 각 은행은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는데, 미리 이자를 주는 방식도 이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선이자 지급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은행들은 다양한 예·적금 상품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서, '미리 이자를 준다'는 방식에 오히려 매력을 못느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만기가 최소 1개월인 초단기적금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의 대표적인 예다.
또한 유동성이 최근 다시 위험자산(주식 등)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선이자 지급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A은행의 관계자는 "수신이나 디지털 담당 부서에서 (선이자 지급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눈치다"라고 귀띔했다.
B은행의 관계자도 "전산 구축 등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면 상품을 내놓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반대로 굳이 선보일 이유도 찾지 못하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로도 고객 유인이 낮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최근 파킹통장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선이자 지급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고 있다. C은행의 관계자는 "은행은 통상 예금을 재원으로 자금을 운영하고, 여기에서 거둔 이자수익으로 만기고객에게 예금, 이자를 돌려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일정 수준에서 이자를 지급했는데, 이후 금리가 내려간다면 하락폭만큼이나 은행은 더욱 보수적으로 자금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다. 자칫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정기예금이야 정해진 이율대로 지급하겠지만, 파킹통장은 중간에 금리가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점도 시중은행들은 고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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