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후문 출발해 국회→국힘당사까지 가두행진
고민정 "청와대 용산 이전 같아…민주주의 퇴행·위기"
'산은법 개정' 저지 초점…컨설팅 결과로 국회와 대화

7일 산업은행 후문 앞에서 열린 노동조합 가두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7일 산업은행 후문 앞에서 열린 노동조합 가두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본점 부산 이전 반대 집회' 1주년을 맞아 7일 여의도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날 행진엔 1000명에 달하는 산업은행 직원들이 모였는데, 이들은 산업은행 후문에서 집결한 후 국회를 거쳐 국민의힘 당사로 향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선 5분간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또 이 자리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유진 서울시 의원(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으며, 박홍배 위원장도 반대 의견을 보탰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고시하면서 이전 관련 행정 절차는 마무리된 상황. 현재 법 개정을 남겨두고 산업은행 내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와 서울시, 국회는 마땅한 해법없이 국정과제 달성만을 위해 '일방통행' 중이다. 

김현준 노조 위원장은 행진에 앞서 이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매일 아침 잠을 줄여가며 처절하게 싸웠지만, 윤석열 정부와 강석훈 회장은 눈과 귀를 닫은 채 산업은행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국가금융산업과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 나왔는데, 저들은 권력, 지지율만 지키기 위해 사무실 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있다"고 했다. 

7일 열린 '산업은행 이전반대 투쟁 1주년 결의대회 및 이전반대 행진'에 참여한 직원들이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7일 열린 '산업은행 이전반대 투쟁 1주년 결의대회 및 이전반대 행진'에 참여한 직원들이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7일 열린 '산업은행 이전반대 투쟁 1주년 결의대회 및 이전반대 행진'에 참여한 직원들이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약 5분간 구호를 외치고 산업은행 본점으로 되돌아갔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7일 열린 '산업은행 이전반대 투쟁 1주년 결의대회 및 이전반대 행진'에 참여한 직원들이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약 5분간 구호를 외치고 산업은행 본점으로 되돌아갔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고민정 의원도 이에 동의했다. 고 의원은 먼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은 동의하며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해당 지역은 이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산업은행 노조, 직원들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이 모든 것들을 논의하고 협상하고 협상안을 도출해 내야 하지만 이 과정이 실종됐다"라며 "그래서 민주주의 퇴행,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마치 '청와대 용산 이전'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용산 이전을 결사반대 하지 않았다"라며 "다만 준비하고 왜 이전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고 설득했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날 갑자기 청와대를 용산으로 급거 이전하면서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라며 "산업은행도 전철를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도 원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김종민, 김주영 의원도 격려사로 말을 보탰다. 이들은 막무가내식 부산 이전 추진은 중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현장에 참여한 박홍배 위원장은 "산업은행 지방이전은 실리도 명분도 없다"라며 "총선과 함께 지지기반을 확고하기 위함일 뿐이다. PK(부산·경남)발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유진 서울시의원은 "산업은행 직원들이 거리에 나온 이유는 국가금융경쟁력 훼손을 막기 위함이다"라며 "서울을 글로벌 톱5 금융도시로 키우기 위해 대한민국을 금융허브 국가로 만들기 위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엔 1000여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한 관계자는 "풍선 500개를 준비했는데, 이를 받지 못한 직원들도 있다"라고 했다. 실제 행렬 뒤쪽엔 풍선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산업은행에서 시작된 가두행진은 국회와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를 차례로 지나쳤다. 당사에선 경찰인력이 급히 배치되는 광경도 벌어졌다. 이들 노조는 당사 앞에서 5분간 구호를 외친 후 다시 산업은행 후문에서 해산했다.

한편, 산업은행 노조는 앞으로 여야 당원 가입을 통해 법 개정을 저지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진다. 한 관계자는 "연구 컨설팅 결과가 이달 중순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를 토대로 국회에 설명하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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