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카뱅 금투업 인가 의결…"올해말, 내년초 판매 시작"
케뱅, 오토론 진출 준비…토뱅, 부동산 시장 내 라인업 주력
업계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작업' 지속…연체율 관리 순조"

사진=각 행 제공
사진=각 행 제공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투자업에 진출하고 오토론(자동차금융)을 판매하면서 대출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미 진출해 있는 금융사들 사이에서 인터넷은행들이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사업 확장 소식을 전한 곳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19일 금융위원회(금융위)가 금융투자업 인가안을 의결하면서 펀드를 비대면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은행 측은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 펀드 판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가와 관련해서는 작년 말부터 관련 조직·인력을 구성해 준비해왔다"라며 "금융위 인가 이후 더욱 잘 준비해서 고객들이 편리하게 서비스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오토론(자동차대출)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오토론은 자동차 구매를 위한 대출금을 금융사가 입금하고, 채무자는 금융사에 해당 원리금을 분할해 상환하는 방식이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현재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는 최근 오토론 서비스 운영 담당자에 대한 채용공고를 낸 바 있다. 

카카오뱅크 뿐만 아니라 케이뱅크도 오토론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당초 지난달 오토론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으나 100% 비대면 판매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일이 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3분기 안으로 오토론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현재 전담인력이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인터넷은행이 펀드·오토론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건 '사업 다각화'가 주된 이유다. 대출의 규모가 불어나면서 양적 성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연체율이 뛰면서 이자이익의 정체가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가계대출금 잔액은 최근 수년 간 꾸준히 불어나며 1분기엔 약 40조원에 육박해 있다. 

대출금리가 계속 우상향세였으나 특화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의 수요를 자극한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케이뱅크도 8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건전성은 반대로 악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26%에서 올해 1분기 0.58%로,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0.48%에서 0.82%로 상승했다. 또 토스뱅크는 0.72%에서 1.32%로 올랐다. 은행이 연체율을 관리하고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을 더 쌓으면서 실적에 끼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8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으나 충당금을 3배 이상 늘리면서 순익은 57% 넘게 줄었다.  

시장에선 앞으로도 인터넷은행 업계 내에서는 △연체율 상승 △충당금 증가 △실적 정체 또는 저하로 이어지는 '불의 고리'가 형성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투자시장(금융투자업) 진출, 신규 상품(오토론) 출시는 자연스러운 선택지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토스뱅크는 펀드·오토론 시장 진출보다 기본적인 대출 라인업을 먼저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부동산 시장 내에서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라며 "하반기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전월세자금대출로, 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의 사업영역 확장은 앞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기조와 맞닿아 있어서다.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개선안에는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인터넷은행의 우수한 모객력과 지방은행의 양호한 대출여력을 합치겠다는 의도다. 

다만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고 건전성 관리도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만만찮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 인터넷은행들이 아파트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을 내놨을 때 '비대면 판매가 잘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달라졌고 인터넷은행 주담대 상품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오토론 판매도 마찬가지다"라며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다'라는 측면보다 '새 시장에서 어떻게 영역을 확장해나갈까'라는 시각에서 현재의 상황을 보는게 맞을 것 같다. 높은 접근성 등 인뱅들이 가진 여러 강점이 (시장 안에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짚었다. 

그는 건전성에 대해서도 "(인터넷은행들은) 카드·캐피탈사와 다른 신용평가모형을 사용하고 있고, 또 고도화 작업도 그간 계속 진행해왔다"라며 "여기에 대출 운영 데이터가 더해지면서 연체율 관리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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