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매각 이슈까지 '돌출'
이자 비용 증가 등 자산관리 난항
금리 상승에 하반기 예측 불투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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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연이은 실적 악화에 매각 이슈까지 퍼지면서 저축은행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과거 부동산 금융 규모를 3.5배 이상 늘렸던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자 '9월 위기설'까지 거론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연초와 달리 수신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저축은행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도 덩달아 늘면서 하반기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들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기록한 당기순익은 962억원 적자였다. 1분기 528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434억원 적자를 보였다.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도 5.33%를 기록, 지난해 말(3.41%)과 비교 1.92%p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 총자산 역시 134조4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조2000억원 감소했다. 총대출도 109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5조7000억원 줄었다.

실적 악화 속 매각 이슈도 불거지면서 업계에선 '저축은행 위기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이 산하 계열사인 한화저축은행을 매각하기 위해 잠재적 인수 후보자에 대한 태핑(시장 수요조사)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상인저축은행 역시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렸다. 명령의 대상은 상상인 지분 23.33%를 보유한 유준원 대표이사다. 2주 후에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지속될 경우 6개월 안에 보유 지분을 10%만 남기고 팔아야 한다. 두 저축은행의 지분은 상상인이 100% 보유 중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 매각 이슈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뒤숭숭한 상황이다"라며 "하반기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위기가 오래 지속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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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실패와 이자 상승에 자산관리 난항

'위기설'까지 나올 정도로 저축은행들이 자산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부동산 금융 부실 △이자 비용 증가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대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비중은 177%로 증권사·캐피탈사에 비해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험성이 큰 브릿지론 비중은 120% 이상이다. 연이어 부동산 금융에 투자를 이어갔던 대형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부실이 우려되자 대손충당금 등 대손 비용을 늘렸고 이는 실적 부진 현상으로 이어졌다.

실적 부진으로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 역시 저축은행 79곳 중 39곳이 5%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자산건전성은 낮은 것으로 읽힌다.

이자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도 저축은행의 실적 상승을 막았다. 업계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의 올해 상반기 기준 이자 비용은 총 1조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485억원에서 126.9% 늘어난 규모다.

주요 저축은행의 이자 비용이 눈에 띄게 증가한 이유는 수신금리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조달 비용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예적금·은행채 발행 등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한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자금조달 수단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수신금리가 오를 경우 그만큼 조달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 부담 vs 개선 하반기 전망 불투명

문제는 하반기 역시 수신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저축은행의 조달 비용 부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11%를 기록했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해당 금리가 3% 후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권에서는 지금과 같은 수신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시중은행에서 연 4%대 예금 상품이 재등장하는 등 예금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저축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저축은행 뒤를 바짝 추격하면서 향후 저축은행들도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수신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하반기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개인 연체채권을 민간 회사에 매각할 수 있게 협약을 개정하면서 하반기에는 개인 연체채권 매각과 관련해 연체율 지표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전체 여신에서 가계 자금 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라며 "개인 연체채권이 매각되면 연체율이 낮아지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3~4분기쯤 되면 부실 채권이 매각돼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개선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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