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증가에 당국 관리감독 강화
IFRS17에 유리하지만 민원 증가로 고민
원금 손실 가능성에 소비자들은 불안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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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보험료 일부를 투자하고 그 손익에 따라 받는 보험금이 달라지는 변액보험에 대한 보험사와 소비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적립금 부담이 적은 변액보험이 보험사에겐 유리하지만 불완전판매 우려가 가장 높은 보험상품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이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투자에 따른 결과가 모두 계약자의 책임으로 돌아가다 보니 그동안 납입한 원금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보험 가입 이후에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오면서 금융당국 역시 변액보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변액보험 가입 시 유의사항 안내'를 발표하고 변액보험 가입에 대한 주의 사항을 공유했다. 금감원은 변액보험 민원 비중이 15%에 달했다며 투자에 따른 이익, 손실 결과는 모두 보험 가입자에게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변액보험은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가입자가 낸 보험료 중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투자성향에 적합한 펀드에 투자해 실적에 따라 발생한 손익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 전액이 아니라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뺀 돈이 투자되기 때문에 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은 비교적 적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입 전 보험 성향과 투자성향을 확인해 적합한 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적합성 진단을 거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금융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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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 필요하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 고민

생명보험사 입장에선 변액보험은 포기할 수 없는 상품이다. 올해 시행된 새 국제회계기준으로 인해 보험사들은 자본 압박이 크지 않은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는데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내주는 것이 아니라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을 나눠주는 투자 상품으로 판매되면서 부채 규모가 적어질 수 있다.

이에 일부 생보사의 경우 변액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취급하면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생보사 변액보험 초회 보험료는 2800억9600만원으로 증시 불안에 따른 가입 감소 추세가 이어졌지만 보험사 마케팅이 적중하면서 큰 폭 하락은 없었다.

다만 이러한 인기에도 생보사들은 변액보험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증시 영향을 받는 상품인 만큼 주가에 따라 보험사 이미지 실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미국 긴축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변액보험 수익률이 하락하자 보험사를 향한 소비자 민원은 급증했고 올 상반기 생보사들이 판매한 상품 가운데 변액보험 불완전 판매율이 가장 높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경기위축으로 주가가 큰 폭 꺾이면서 보험 해지도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변액보험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변액보험을 가져가기엔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생보사들은 변액보험을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대신 건강보험을 늘리는 쪽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은 특색있는 특약을 내세워 건강보험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고 내년에도 이런 기조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제3보험시장에 해당되는 건강보험은 손해보험사들의 점유율이 75%에 달해 생보사의 진입이 만만치 않다.

◇ 높은 보험료·낮은 수익률에 해지 이어져

소비자들 역시 변액보험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를 내비쳤다. 투자의 개념으로 변액보험에 가입했지만 낮은 투자수익률 때문에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원금의 절반도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은 계약을 조기에 해지하면 고객이 금전적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품이다. 변액보험은 납입한 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투입할 뿐 아니라 해지 시에는 공제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만기 전 계약을 해지하면 환급률이 낮을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입 시 본인의 투자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액보험에 가입할 때는 소비자가 보험을 어떤 목적으로 가입하는 지, 위험성향은 어떠한지 등을 파악하는 적합성 진단을 실시하게 되는데 보험설계사가 지시하는대로 작성하기보다는 내용을 꼼꼼하게 읽은 뒤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해지보단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상품 재분배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며 "만기 전에 해지하면 해지 환급률이 낮아 손해 보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상품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보험료는 MZ세대들이 변액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변액보험이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 세대의 취향과 거리가 멀다 보니 매년 가입률은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 변액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549만건이었지만 올해 2분기에는 538만건으로 줄었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민원 증가와 손해를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금융당국도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더욱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보험 계약자는 기본보험료보다 사업비가 낮은 추가 납입제도 활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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