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종료 앞두고 차기 회장 인선 돌입
다양한 민·관 출신 후보자들 입방아
업계에선 민간 보험사 출신 희망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왼쪽)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사진=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왼쪽)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사진=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보험업계를 이끄는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 수장들의 임기가 12월 종료된다. 업계와 금융당국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자리인 만큼 후임 인선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높은 연봉은 물론 향후 정부 고위직 도전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民)과 관(官) 출신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과거 선례를 봤을 때 금융당국 출신이 올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업계에선 최근 당면한 여러 현안과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업황을 이해하고 보험 시장을 잘 아는 보험사 출신 인사가 협회장을 맡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다음 달 8일)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다음 달 22일)의 임기가 12월 나란히 종료된다. 이에 맞춰 두 협회는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각각 차기 협회장 인선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희수 생보협회장과 정지원 손보협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두 사람 모두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된 인사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최근 협회장들 모두 단임에서 끝났다는 점 역시 협회장 교체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조기 교체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연임은 어려울 것이다"라며 "정권 교체 후 각 협회의 입김이 약해진 것을 생각하면 교체는 당연한 수순이다"고 설명했다.

◇ 정치권·경제 관료 출신 가능성 높아

차기 회장 인선을 3개월 앞두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선임 절차가 시작되지 않아 아직 이렇다 할 하마평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동안처럼 민(업계)이나 관(금융당국)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이번에도 정치권 인사나 경제 관료 출신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만큼 보험 시장이 급격히 커졌고 과거에 비해 보험협회장의 중요성도 한층 높아졌기 때문에 관심을 보일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이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생보협회·손보협회 역대 회장 출신 중 가장 많은 경우가 관료 출신이다. 정지원 손보협회 회장도 금융당국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민병두 보험연수원장과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 회장도 국회의원 출신이다. 

또 올해 보험대리점(GA)협회 역시 여당 3선 의원 출신인 김용태 전 새누리당 의원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 산업 등 보험과 밀접한 산업이 점차 확대되면서 생보협회장, 손보협회장 역시 당국과의 소통이 중요해진 상황이다"라며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 출신이 정부와 협회와의 관계를 잘 이끌어 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이사회 의장. 사진=신한라이프.
성대규 신한라이프 이사회 의장. 사진=신한라이프.

◇ 민간 보험사 출신도 하마평

일각에선 산적한 보험 관련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업황을 이해하고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민간 보험사 출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융당국 출신이면서 업계를 경험한 이력이 있는 인사가 물망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후임으론 성대규 신한라이프 이사회 의장과 임승태 KDB생명 대표, 윤진식 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된다. 특히 성 의장의 경우 제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금융위 보험과장, 은행과장을 거친 후 보험개발원장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이후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러한 이력으로 인해 업계에선 민관을 아우를 수 있는 수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회 행정고시 합격 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등을 거쳐 금융위에서 사무처 처장과 상임위원 등을 지낸 임승태 KDB생명 대표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으로 활약한 윤진식 전 의원도 새 생보협회장 유력 후보다.

생보사 관계자는 "과거 성 의장이 보험업법 전면 개정을 이끌면서 평가가 좋다"며 "다만 본인이 수장 자리를 승낙할지는 미지수다"라고 설명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후임으로는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1차관과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유광열 SGI서울보증보험 대표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유 대표는 현재 맡고있는 SGI서울보증 사장 임기가 이번 달 30일에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생보협회와 달리 손보협회장은 민·관 출신이 아닌 인사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등 대중적으로 관심도가 큰 사안을 갖고 있는 손보업계 특성상 전문가 집단에서의 선임도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협회뿐 아니라 은행연합회도 회장 인선을 해야 하는 만큼 해당 인사가 진행된 이후 뚜렷한 회장 후보자들이 수면 위로 오를 것이다"라며 "지금은 판단하기에 어려운 시기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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